나 정말 의지가 부족한 걸까?
지난 병원 내원 시, 주치의 선생님과 복직에 관해서 다시 이야기했다. 선생님께서는 조금 더 쉬었으면 좋겠지만 본인이 복직을 원하니 한 번 해보자고 하셨다. 아직까지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빠온다던가, 불안해하는 것들이 복직을 빨리 해서 다시 악화되지 않겠냐는 선생님의 결정이었다. 내가 복직을 결정한 첫 번째 이유는 무엇보다도 경제적인 이유였고 두 번째는 혼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점점 생각이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복직을 해야 된다는 진단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11월 25일(월) 내가 일하던 지점에서 산업의 선생님과의 면담이 잡혔다. 휴직하기 전에는 힘들어도 괜찮아요, 몸이 아파도 괜찮아요, 괜찮아요를 달고 살아서 주면에서는 늘 스마일 누나(언니), 괜찮지 않은데 괜찮다고 하는 사람이라고 했었다. 휴직하기 전 한 두 달은 주변에서 안색이 안 좋다고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었다. 25일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기분은 신입사원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주 5일을 일을 했었는데 말이다. 사무실로 들어서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다들 반갑게 맞이해 주셨고, 나를 많이 걱정해 주셨던 선배 한 분은 눈물을 글썽이셨다. 산업의 선생님과 30분 정도 면담을 하고, 12월 1일(일)부터 출근을 하는 걸로 결정이 났다. 하지만 역시나 처음부터 8시간 근무를 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으니 10시 출근~17시 퇴근으로 시작해서 적응이 되면 점차 늘여가는 방향으로 하자고 하셨다.
면담을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부터 정말 뻗었다. 그날부터 또다시 시작되었다. 침대생활이.... 한동안 약을 먹어도 잠을 잘 자지 못했고, 두통과 함께 온몸이 감기몸살 때 오는 근육통처럼 살갗이 아팠다. 면담일 이후로 열심히 하던 운동도 가지 않고, 침대 안에 있는 날들이 늘어났다. 불안함과 무기력함, 그리고 계속되는 악몽... 또 시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복직해야지! 하면서 운동도 하고, 아침에 눈을 뜨면 누워있지 않고 바로 커튼을 걷고 베란다문과 창문을 열어서 환기도 하고, 청소도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복직이 결정되자마자 손바닥 뒤집듯 기분이 이렇게 바뀌다니... 당장 내일부터 출근인데, 또 왜 이러는 걸까... 정말 병 때문인 게 맞는 걸까? 내가 의지박약인 건 아닐까? 또다시 어두운 감정과 생각이 나를 휩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