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문득 드는 생각....
복직한 지 어제부로 일주일이 되었다. 휴일은 지난주 수요일(12월 4일)과 일요일(12월 8일)... 내가 하는 일의 특성상 365일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일이라 휴일이 일정하지 않다. 16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가 한 달의 근무로, 근무표가 정해지기 전 희망휴일을 제출하면 최대한 반영이 된다. 그래서 주 5일 연속으로 근무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복직 후 일주일 동안도 3일 일하고, 하루 휴무라는 형태로 일을 하고 있어서 일에 대한 부담감과 지침도 생각보단 괜찮았다.
복직 후 첫 휴무였던 지난주 수요일은 거의 하루종일을 침대에서 보냈고, 어제는 아침에 네일숍에 들렀다가 운동을 다녀왔다. 휴직기간 중 길게 느껴지기만 하던 하루하루가 출근을 하면서부터 상당히 빠르게 지나갔다. 도시락도 챙기고 아침에 커피를 내려서 보온병에 담아서 챙기고, 운동 갈 준비까지 해서 출근준비! 이번에 복직을 하고, 도시락을 챙기면서 내가 꽤 오랫동안 요리를 안 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조미료들의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됐거나, 이미 지난 것들 뿐이라 복직 전에 냉장고와 싱크대 안의 정리도 새로 싹 했다.
내가 살고 있는 일본 집은 목조건물이라 겨울에는 유독 춥다. 온돌/보일러 시설이 없는 일본에서의 방한준비는 전기난로나, 온풍기 같은 것이 필수인데, 지인으로부터 실내 방한 텐트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구매를 했다. 어제 배송이 되었고, 침대에 설치하니 아니 웬걸.. 솔직히 아직 방한효과가 있는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뭔가 모를 안정감이 들었다. 갑갑하지 않을까 생각했던 건 괜한 생각이었다. 어제는 텐트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잠도 잘 잤다.
본가에서는 늘 할머니와 꼭 안고 잠을 잤었는데 지금은 사진 속에 있는 나의 애착인형을 꼭 껴안고 잔다. 사진을 찍고 보니 집 안의 자그마한 나만의 기지인듯한 기분도 들어서 나름 만족하고 있다. 색상도 평소의 나라면 검정이나 회색을 선택했겠지만 연한 핑크로!!!!
한 번은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네이비와 그레이, 베이지로만 되어있는 우리 집을 보고는 이게 여자가 사는 집인지 남자가 사는 집인지 모르겠다고 한 적이 있다! 우리 집에도 생겼다! 핑크색의 텐트가!!!!! 그래서 사진을 친구에게 보냈더니 잘했다며 다음에는 커튼색을 바꿔보잔다. ㅎㅎ
위의 글들만 보면 일주일을 나름 잘 보낸 것 같다. 아니... 잘 보냈다... 출근도 잘했고, 일도 다시 손에 익어가고, 사람들과도 웃으면서 대화도 하고..... 그러면서도 회사를 나서고 혼자가 되면 차디찬 공기와 함께 무거운 외로움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그 외로움이 나를 잠식하면 또다시 문득문득 왜 살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생각이 들면 고개를 휙휙 내젓고 오늘도 잘 살아냈어... 내일도 하루만 더 살아내 보자..라고 되내어 본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드는 내가 가끔은 무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