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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출근

버라이어티 한 한 해가 끝나가는 중.....

by 이하나

오늘 올해의 마지막 출근을 했다. 올 한 해는 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버라이어티 하게 보낸 한 해였다. 휴직과 병원입원, 코로나, 복직까지.... 그 사이에는 나쁜 선택을 했던 적도 있었다. 복직을 하고 이번달 나의 목표는 출근을 하는 것이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출근한다는 것 자체로도 상당한 결심과 행동력이 필요하다.


결과는... 100% 출근을 달성하지 못했다. 하루의 결근과 하루의 반차! 그래도 휴직 전 상태와 비교하면 상당한 발전이다. 그래서 나는 100% 출근을 달성하지 못한 나를 야단치지 않고, 나는 칭찬해 주기로 했다. 잘 해냈다고.. 출근을 하고 근무를 하는 동안 손이 떨리고, 호흡이 가빠져서 중간중간 약을 먹기도 하고, 잠시 비상계단이나 화장실 안에 들어가서 앉아 있다가 오곤 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일은 해냈다고 자부한다.


일본은 신정을 보내는 나라라 보통은 12월 29일이나 30일부터 1월 3일 길게는 4일까지 휴일이다. 그런데 나의 직종상 연말연시에도 일정 인원수는 출근을 하게 되어있다. 올해는 나도 당첨! 12월 30일부터 1월 1일까지가 근무이다. 딱! 연말연시.. ㅎㅎㅎ 오늘은 퇴근을 하면서 우연히 돌아본 조명빨을 받은 회사와 더불어 하늘색이 너무나 이뻐서 회사 사진을 찍어봤다.

이 회사에 출근한 지도 벌써 6년이 지나 내일이면 7년 차가 된다. 시간이 너무나 빨리 흘러간다. 퇴근을 하기 전 출근한 모든 사람들에게 올해도 많이 고마웠고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했더니, 내일 출근하는 사람들은 눈이 마주치자 웃음부터 터졌다. 연말인사를 하고 새해 첫 근무도 같이 하는데 이런 인사를 하는 상황이 너무 웃겼다.


하나야, 올해는 참 많은 일도 있었지만 이렇게 또 한 해를 마무리하게 되었네.

타지에서 8년 동안 혼자서 해낸 넌 참 대단한 거야... 그러니까 너무 자신을 야단치지 말자.

내년에는 몸도 마음도 아주 조금이라도 좋으니까 건강해지자.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아내다 보면 언젠가는 나 자신을, 그리고 그 사람들을 사랑하지는 못해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지금까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제부턴 현실을 살아가보자.

올해도 수고 많았고, 내년에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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