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의 출근도 나쁘지 않네?
2025년 새해 첫날을 나는 회사와 함께했다. 하는 일의 특성상 365일 돌아가는 일이기도 하고, 딱히 집에 있는다고 해서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걸 아는 아는 출근을 선택했다. 1월 1일 아침 출근을 하는데 지금까지 그다지 춥지도 않던 날씨가 갑자기 확 추워져서 겨울공기의 냄새가 났다. 겨울공기의 향기가 난다고 하면 친구들은 그게 뭐냐며 웃지만 나는 겨울 공기의 향기, 비가 오기 전의 향기 등등 각각 특유의 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느낀다.
평소라면 출퇴근하는 사람들, 가게 문을 여는 사람들,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비는 역으로 향하는 길이 유난히 조용하다. 그런 조용한 분위기에 출근하는 기분이 썩 나쁘지 않다. 연휴 때는 센터장님이나 간부들, 관리부서 사람들은 출근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직원들은 평소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복장으로 출근을 한다. (솔직히... 우리들만 있는 게 분위기도 더 좋다. ) 단지 구내식당이 영업을 하지 않아 편의점을 이용하거나 회사 주변에 오픈한 가게를 찾아서 다들 식사를 해결하는데 우리 팀은 1월 1일 출근이면 거의 인도 카레를 먹으러 가는 경우가 많다. 가기 전에 미리 전화를 주문해 놓기는 하지만 회사에서 거리가 좀 있는 편이라 윗분들이 안 계신 날을 이용하면 10분 정도 점심시간을 여유롭게 보내다 오기도 한다.
첫 출근을 여유롭게 하고, 퇴근을 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새해 첫날부터 뭔가를 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졌다. 집에 혼자 있었으면 또 유튜브만 보고 하루종일 누워서 새해 첫날을 맞이했겠지? 그것도 나쁘진 않지만 무언가 손해보지 않은 느낌이랄까... 더군다나 연말점보복권에서 3300엔이나 당첨됐다. 안될 거라는 생각에 샀는데 큰 금액은 아니지만 그래도 올 한 해의 첫 시작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오늘로써 일본의 신년 연휴는 끝이 난다. 공교롭게도 연휴의 마지막 날은 휴일이다. 늦게까지 자다 일어나서 배달앱으로 아침 겸 점심을 시켜 먹었다. 내일부터 또다시 시작이다. 하루하루를 또 살아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