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빠진 덕질.....
한참 아이돌을 좋아할 나이인 10대, 20대 때에는 정작 아이돌이 좋아도 지방에 사는 자로서는 콘서트를 간다던지, 팬클럽을 가입한다던지 하는 것을 누릴 수 없었다. 그냥 학교에서 다른 애들과의 대화에 참여하기 위해 유명한 아이돌 중 한 그롭을 좋아한다고 말했고, 그 시절엔 우상인 아이돌을 대상으로 소설을 쓴 팬픽이 유행이었던지라 같은 아이돌을 좋아했던 친구들과 돌려서 읽기도 하고 했었다.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도 않았고, 아이돌들을 접할 기회도 잘 없었다. 무작정 그들이 사는 집 앞엣서 밤을 새운다던지 콘서트 전날 밤부터 콘서트장 앞에서 취침을 한다던지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난 솔직히 아이돌보다는 발라드 노래를 더 좋아했다. 아마 그 당시의 친구들이 알면 정말 깜짝 놀랄지도...
하지만 지금 내 핸드폰 속 유튜브 음악 저장 목록들을 보면 거의 잔잔한 노래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 그걸 본 친구들은 "니 답네"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그러던 내가 재작년부터 빠진 아이돌이 있다. 세븐틴!!! 우연히 유튜브에서 이홍기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보이는 라디오 짤이 올라와 있었다. 바로 부석순이었다.. 우와.. 노래 진자 잘한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고잉세븐틴이라는 방송도 찾아보게 되면서 세븐틴을 알게 되었다. 처음으로 팬클럽에도 가입을 하고, 응원봉도 사고, 내가 살고 있는 도쿄도 아닌 나고야까지 당일치기로 콘서트까지 갔다 오곤 했었다.
콘서트장에 가서 깜짝 놀란 건 세대를 불문한 팬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온 분들도 있었고,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도 꽤 계셨다. 하지만 10대 20대에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좋아하는 아이돌을 응원하셨다. 응원법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사람들이 왜 KPOP이 대세라고 하는지를 몸소 직접 느끼고 왔다.
한국에서는 어떨까?라고 생각해 봤다. 40대 나이에 아이돌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한다고 하면 " 언제 철들래?"라는 말이 먼저 들려오지 않을까? 실제로 요즘 데뷔하는 아이돌들을 보면 일찍 결혼했음 저만한 애가 있을 나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지금의 내가 이들을 좋아하는 건 이성적으로 좋아한다는 느낌보다는 이들의 열정과 꿈이 느껴지고 부럽기 때문에 생기는 응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즘 일본 방송이나 서점의 잡지코너를 가도 한국 아이돌이 자주 눈에 띈다. 뭔가 뿌듯하고 자랑스럽고.... ㅋㅋ 왜 내가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끼는지 모르지만...
확실히 일본가수들과 비교해 봐도 정말 우리나라 아이돌들은 세련되고 실력도 뛰어나다.
40대면 어때..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지. ㅎㅎ
요즘은 세븐틴에 이어 ATEEZ와 스트레이키즈 노래를 자주 듣는다. 아직 멤버들의 이름을 다 외우진 못해서 얘가 그 앤가?라고 헷갈리긴 하지만 엄마(?), 아니... 이모(?)의 마음으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