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대해 완벽함을 추구하는 강박증..... 이젠 좀 내려놓고 싶다.
일본은 지금 골든 위크 연휴 중이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연휴 따윈 상관없다. 물론 직급이 높으신 분들은 다 쉰다.. ㅠㅠ 이래서 억울하면 출세해라는 말이 있나 보다.
골든 위크란? <네이버 발췌>
일본의 골든 위크는 4월 29일(쇼와의 날)부터 5월 3일(헌법 기념일), 5월 4일(녹색의 날), 5월 5일(어린이날), 5월 6일 (대체 휴무일)까지 연휴가 이어지는 주간이며 회사 사정에 따라 8~9~10일간 쉴 수 있도록 하는 연휴
5월 3일(토) 출근했더니, 내가 쉬었던 1일(목), 2일(금) 사이에 사건이 하나 터져 있었다. 물론 선배들의 활약으로 해결은 되어있는 상황이었다. 통관 시 필요한 서류가 현지법인에서 오지 않아 통관을 하지 못하고 보류를 해놓고 있던 건이었는데, 현지법인에서는 그날 내가 보낸 서류요청 메일이 아닌 시스템상으로 필요했던 서류를 보내놓았었다. 그런데 내가 그 상황을 미리 눈치채지 못하고 거의 2주를 통관대기 상태로 있었다. 그런데 현지법인 책임자가 내가 일하고 있는 지점장님을 메일 cc에 넣어서 통관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메일을 보내온 것이다. 수입자는 골든 위크 전에 그 화물이 도착하는 것을 요청했던 모양이다.
쉬는 이틀간의 메일을 보고는 사고를 수습해 준 선배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그렇게 큰 일도 아니고 현지법인과 수입자와의 3자 관계 사이에서 무언가 타이밍과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되어서 그런 거니 괜찮다고 했다. 하지만 지점장님이 아신 이상, 경위 설명은 해야 한다고 해서, 연휴가 끝나고 출근하는 5월 8일(목)에 팀장과 함께 경위설명을 하러 가기로 했다.
우울증이 나를 찾아오고나서부터 부쩍 일에 대한 실수가 많아졌다. 복직을 한 뒤에는 실수를 하지 않으려 최대한 집중을 해서 일을 하지만 어딘가에서 꼭 자잘한 실수가 하나씩 튀어나온다. 더 군다가 이번에 우울증 약이 추가된 이후로 멍하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수하는 빈도가 많아졌다. 그래서 팀장님과 사수 선배에게 면담을 신청하고, 지금 내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솔직한 나의 근무평가를 듣고 싶다고 했다. 팀장님과 선배는 그 정도 실수는 누구나 다 하는 거라 그렇게까지 걱정하고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나에게 혹시나 일이 부담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물었다. 난 솔직하게 대답했다. 정말 솔직하게 얘기하면 부담이 없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팀장님과 선배가 내놓은 방안은 당분간 사외(社外) 업체와 관련된 일에서는 손을 떼고,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의 일을 하자고 하셨다.
늘 다른 상황들보다 일에 관해서는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했었다. 같은 내용도 몇 번이나 확인을 해야 했고, 다른 사람이 도와준 일은 마지막에 꼭 내가 확인을 해야 했다. 그래서 선배들은 늘 나보고 걱정병(心配症)이라고 하면서 회사가 망할 정도의 사고만 치지 않으면 어떻게든 해결되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실수를 하게 되면 하루 종일 그 실수에 대한 일이 머릿속을 맴돈다. 그러면 그날은 결국 잠을 자지 못한다.
그런데 이젠 좀 내려놓고 싶다.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면 늘 "괜찮아. 그럴 수 있지~"라고 이야기하면서 왜 나 자신에게는 이렇게나 매몰찬지... 생각은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그게 잘 되질 않는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고 사랑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나 자신을 미워하지는 말자... 그래도 실수한 내가 미워지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