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좋은 컨디션!
어제는 제대로 잠을 자지도 못했는데 오랜만에 너무 컨디션도 기분도 좋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아침을 먹고, 병원에 갔다. 지난 이주 동안 블랙아웃 현상이 있었던 것과 그동안은 회사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도 힘들었는데 요 삼사일 동안은 예전과 같이 웃으면서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일도 예전처럼 집중해서 하기도 한 것 등 이래도 되나 할 정도로 텐션이 올랐었던 것에 대해 선생님께 질문했더니, 지난 2년 넘게 너무 바닥을 칠 정도로 감정이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에 어색해서 그런 거라며, 좋은 현상이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지 병원을 나서는 발걸음도 이전보다 가볍게 느껴졌다.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흐리긴 했지만 걷기에 괜찮은 날씨고 네일숍 예약 시간까지 시간도 좀 남아서 걷기로 했다. 덕분에 아주 이쁜 노란 장미와 하얀 장미도 발견했다.
핸드폰에 꽃사진이 많아지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라는데... 뭐 어때? 나만 좋으면 됐지! ㅋㅋ 얼마 전 머리도 염색하고, 파마도 하고, 기분도 좋은 김에 생전 잘 찍지도 않는 셀카도 찍어서, 꽃 사진과 함께 늘 나를 응원해 주는 오빠와 언니, 지인들에게 고맙다고 덕분에 잘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고 오랜만에 카톡을 보냈다.
한 시간 정도 걷고 나니 어느새 네일숍 근처에 도착했다. 네일도 늘 그레이나 진청이나 베이지의 그러데이션으로 했는데 이번에는 좀 색다르게 디자인으로 골랐다. 단축근무로 생활비도 빠듯하다면서 무슨 네일이냐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유일하게 내가 기분전환으로 하는 나 자신을 위한 보상이다. 네일을 하는 도중에 샵이 갑자기 정전이 돼서 직원분이 상당히 당황해했었다. 젤 네일인데 굳히기 위한 LED기계를 쓸 수 없다는 게 가장 문제였는데 한 10분 정도 지났으려나 남자분들이 우르르 들어오더니 다른 직원분들과 이야기를 하고는 전기를 복구해 주고 가셨다. 알고 보니 샵이 있는 건물이 지어진 지 42년 된 건물인데 위층이 지난밤 비로 누수가 돼서 고치러 오셨던 분들이 샵의 전기도 같이 봐주고 가셨다. 그 덕분에 무사히 네일 완성!
참.. 기분만큼 버라이어티 한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