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하나 Aug 31. 2024

타국에서의 정신병원 입원기(5)

두 번의 자살 시도로 인한 입원 16일 차 ~ 17일 차

* 6월 29일(토) ~6월 30일(일)  2일간의 입원기 *


6월 29일(토)

6월 28일(금) 은지가 면회를 오고 돌아간 그날 저녁부터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두통이 심했지만 날씨가 흐린 날이면 늘 있는 날이라 간호사실에 미리 처방된 진통제만 받아서 먹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이 되자 두통에 이어 목안이 따끔거리고, 온몸이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살갗만 스쳐도 아팠다. 간호사실에 이야기를 해도 주치의가 없어서 줄 수 있는 건 미리 처방된 진통제뿐이라는 말 뿐이었다.

저녁이 되자 증상은 더욱더 심해졌고, 침대에 누워있는 것조차 살갗이 아파 간호사실에 다시 약을 받으러 갔지만 하루에 먹을 수 있는 진통에 3알을 이미 다 먹었기 때문에 더 이상 약을 줄 수 없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나는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으니 어떻게든 좀 해달라고 했지만 간호사는 방법이 없다며 혹시 모르니 열이라도 재어보자고 했다. 열을 재어보니 무려 39.2도! 간호사는 그때서야 무언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일단은 병실로 돌아가서 누으라고 했다.(며칠 전 같은 병동에 있던 분이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조금 있으니 다른 간호사가 내 옆 침대와 내가 누워있는 침대 사이에 칸막이를 설치하고 코로나 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음성.... 간호사는 혹시 모르니 병실 외부로 나가는 것을 최소한으로 해라는 말만 남기고 나가버렸다. 코로나가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과 동시에 주치의가 없어도 이렇게밖에 대응을 하지 못하는 간호사들과 병원 측에 너무 화가 났지만, 온몸에서 느껴지는 아픔과 땀범벅으로 그날 밤을 보냈다. 


6월 30일(일)

밤새 아무런 조치도 취해지지 않은 채 말 그래도 쌩으로 아픈 다음날은 기침증세도 더해지고 열로 인한 것인지 온몸이 무겁고 아파 움직일 수가 없었다. 기침증상이 있으니 오늘은 병실에서 식사를 하라는 간호사의 말과 함께 삼시세끼 간호사분이 병실로 식사를 가져다주었으나 목이 아파 식사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니!!! 내가 지내고 있는 곳은 무려 8인실이다!!!!! 그럼 같은 병실에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지?? 참 이상한 대응이 아닌가...... 하루종일 몇 번이나 열을 재었지만 38.5도 밑으로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저녁이 되고 간호사들이 교대가 된 후 한 간호사분이 나에게 진통제를 주시기 전에 혹시 모르니 코로나 검사를 다시 한번 해보자고 하셨고, 다시 검사를 한 결과는 양성!!!!! 이런 젠장!!!!! 내일이면 주치의 선생님이 출근하니 퇴원시켜 달라고 이야기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열 때문인지 비몽사몽 한 상태로 수간호사와 검사를 제의했던 간호사분의 간단한 설명과 함께 다른 환자들에게 전염되지 않도록 나는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서 무려 격리실에 들어가게 되었다!!!!!!!!


나는 강제 입원이 아니라 나의 의사로 인한 임의입원인지라 격리실에는 원래 입원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격리실에 들어가기 전 나에게 내밀어진 격리실 입원 동의서에 사인을 했고, 격리실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인지도 하지 못한 채 그날 밤 그곳에서 잠을 청했다. (자기 전 먹는 수면유도제와 해열제를 먹은 후라 거의 내정신이 아닌 상태였다.) 다음날 일어나서 받을 충격은 모른 채....... 태어나서 40년 동안 그렇게 쌩으로 아파본 적은 처음이다!!!!

작가의 이전글 타국에서의 정신병원 입원기(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