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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낳아주신 엄마

조금씩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by 이하나

얼마 전 잠 못 드는 한밤 중에 서랍 등 이곳저곳을 뒤집어엎어서 정리를 했다. 왜 이렇게 잠 못 드는 밤이면 냉장고 정리라든지, 뭔가를 뒤집어엎어서 정리를 하곤 하는지... 정리를 하고 샤워를 다시 하고 나면 아침이 밝아온다. 그래도 정리를 하다 보면 이런 게 있었나? 어! 이게 여기 있었네라고 찾는 물건들이 있는데, 이번에 정리를 하면서 찾은 건 나를 낳아주신 엄마의 사진이었다. 세상에 단 한 장밖에 없는... 일단 가지고는 있었는데 그분에 대한 원망이 더 컸고 지금의 엄마에게 이상한 미안함이 있던 나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사용하지 않는 지갑 속에 넣어놓았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 사진을 앨범 속에 넣고, 그분의 이름도 잊지 않도록 밑에다 적어 놓았다. <나를 낳아준 신 분>이라는 메모와 함께....

나를 낳아주신 엄마


이제 조금씩 마음으로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분으로 인해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아무리 힘들고 삶이 싫어져도 그 삶을 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셨다는 것에 대해... 가끔은 생각해 본다. 엄마가 살아계셨더라면, 아니 내 기억에 있을 만큼만이라도 살아계셔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고... 한 번쯤 대화해보고 싶어진다. 나 잘 살고 있는 것 맞냐고... 잘 살고 있다고 내 딸 최고라고 얘기해 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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