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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의 겨울방학> 후기

나는 무엇인가에 저렇게 열정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by 이하나

우연히 <김성근의 겨울방할>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다. 야구라로는 룰도 모르는 내가 최강야구 <현 불꽃야구>를 보게 되면서 이 분의 야구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는 것에 깊은 감명을 받았었다. 그런데 그런 분의 겨울방학이라니... 궁금해졌다.


첫 여행은 제주도... 여행다운 여행이었다. 시장도 가고, 해변에서 사진도 찍고... 하지만 두 번째 여행부터는... 역시 야구가 빠질 수 없다. 야구를 할 때 감독님의 눈빛은 변했다. 어느 누구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고,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어 하셨다. 세 번째 여행에서는 임상우 선수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셨다. 소프트 뱅크 연습에도 참가할 수 있게 스케줄을 짜 주셨고, 음식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셨다. 가장 놀란 것은 임상우 선수 대신 설거지를 자처하신 것이었다. 서투른 솜씨로 설거지를 아무렇지 않게 끝내시고는 "깨끗해졌지?"라고 물으시는 감독님... 그냥 손자를 바라보는 할아버지 같은 눈빛이셨다.

교토의 아라시야마에 가서도 같이 간 선수들의 사진을 찍어주려 하시고, 대나무를 보시면서도 이렇게 곧은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무언가 하나를 보아도 감독님의 말씀 속에는 인생철학이 느껴졌다. 아.. 이 선수를 정말 아끼시는구나.. 아... 야구를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여행 도중에도 중간중간 훈련을 스케줄로 넣으시는 감독님... 자막 그래도 겨울 방학이 아닌 윈터캠프였다. ㅋㅋ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나는 무엇인가에 이렇게 열정과 사랑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라는 생각을 해봤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없었다. 그냥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맞춰 살아온 것 같다.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늦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어제 문득 일을 하다 생각했다. 물론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일을 하진 않지만, 나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일본이라는 타국에서 일본인들 사이에서 문제없이 일을 하고 있지 않는가... 예전에 상담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외국에 간다고 해서 그곳에서 자리 잡고 산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고.. 그건 온전히 나의 힘이라고.. 그 말씀이 그때는 와닿지 않았는데, 어제 갑자기 훅 하고 그 말이 와닿았다. 나 이 정도면 쫌 대단한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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