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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챱 Mar 27. 2023

오너십을 주려거든, 오너십을 주세요.

오너쉽과 최종결재의 이상한 동거.

참고로 나는 '다름'에는 관대하지만 '틀림'에는 단 한치도 양보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춤추지 않고, 대신 디자인하는 까탈레나다.


최근, 아니 최근보다 더 이전부터 어느 순간에부턴가 '~~~에 대한 오너십을 가지고/주체의식을 가지고 일하는' 컨셉이 굉장한 트렌드가 됐다. 특히 스타트업,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더더욱.


그리고 그런 스타트업에서는 특히나 Diversity(다양성)와 Flexibility(유연성), 그리고 Autonomy(자율성) 이 3가지 가치를 문화로 도입하려는 곳도 많고 또 채용공고를 보면 그런 문화로 소개되는 곳들도 많이 있는데, 이를 또다른 말로 정리하면 팀의 한사람, 한사람이 충분한 오너십을 가지고 이 갓 태어난 회사를 키우는데 일조하는 그런 문화인 셈이다. 그리고 여기서 빠지지 않는 개념이 바로 '오너십'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겉은 오너십 반면에 행동은 그렇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곳들도 꽤 있다.


이번 글에서는, 오너쉽이란 뭘까에 대해 생각해보고, 정말 그 회사가 오너십이 있는 회산지 없는 회산지 실체를 가려낼 수 있는, 개인적으로 깨우치고 알게된 내용을 기반으로 한 체크리스트를 공유해보려 한다.




오너십(Ownership)이란 무엇일까?


사실 이 부분은 나도 처음엔 명확히 안다고 느껴지지 않아서, 글을 쓰기 전 구글에 오너십과 관련되어 나오는 여러 글들을 닥치는대로 읽어보고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다. 디테일한 워딩, 범주의 정의 등 말하는 사람마다 약간씩은 달랐지만, 어쨌든 Apple의 DRI 사례 소개부터 시작해 모든 케이스에서 공통적으로 일컫는 '이게 바로 오너십이다'라고 보는 지점은 바로 '회사는 담당자의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권을 담당자에게 부여하고, 담당자는 회사를 위해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것'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즉, 단어로 추출해보면 크게 2가지 측면이 있는 개념이다.


1) 자신의 업무범위에 한한 의사결정권

2)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에 기여가 되는(혹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류의 업무를 위해 최선을 다할 책임


이 2가지가 그 실무자에게 주어지고 있다면 그때 우리는 '저 회사는 직원들이 오너십을 가지고 일을 하는 회사다'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사실상 까놓고 보면 2번은 정말 충실하게 지켜지는데 반해 1번은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것 같다. 특히나 업무의 종류가 디자인 분야라면 더더욱 그런 경향이 짙어진다.


다만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건, 오너십이 있는 업무환경이라고 해서 비즈니스적(더 거시적인)차원의 문제에 대한 주요 의사결정까지 모두 혼자 판단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더 높은 레벨의 의사결정은, 더 높은 레벨의 의사결정을 하는것이 주 업무인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이며, 오너십이 있는 실무자의 경우에는 더 높은 레벨에서 결정된 내용(방향성)에 지금 나의 실무작업들이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체크하고 그 방향에 맞도록 따를 의무는 있다.

그리고 그 방향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그때는 그에 수반되는 세부적인 의사결정을 독립적으로 판단하여 내릴 수 있는 자율적 권한이 주어진다.


아무튼, 정리해보면 오너십이란 그런 걸 말한다.




진짜로 오너십을 주는 회사는


그렇다면 진짜로 오너십을 제대로 부여하고 있는 회사라면, 어떤식으로 일이 돌아가는 것이 맞는지 위 내용을 바탕으로, 가상의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1) 이번 분기의 비즈니스 목표가 설정됐다.

2) 담당자가 여러가지를 미루어 판단하기에, ~~에 대한 업무를 했어야 했고 그래서 그에 대해 진행했다.

3) 작업한 내용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여 업무에 대해 충분히 설명해준다.

4) 이해관계자들은 그 결과물과 결과물의 배경에 대해 비즈니스적 목표, 현실성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담당자의 의견을 따라준다.


진짜 오너쉽을 제대로 부여하는 회사라면, 마땅히 이렇게 일은 흘러가야 한다.(적어도 오너십의 사전적/사회적 정의가 바뀌지 않는 한은 그렇다.)


이를 체크리스트로 바꾸면, 다음 내용으로 정리해볼 수 있겠다.

내가 내린 그 의사결정은 객관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가?

근거의 객관성/타당성은 명백히 밝혀진 사실이나 현상, 또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동의를 받는 이론에 최대한 근거하는가?

내가 의사결정을 내린 그 문제에 맞는, 적합한 대상으로부터 얻어진 근거인가?

비즈니스 목표를 기반으로 보았을 때 그 목표와 방향성이 맞는 의사결정인가?

그 의사결정을 내린 경위에 대해 다른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였는가?

충분한 설명과 근거를 들어 이해시켰을 때,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당신의 판단을 따라주는가?


상당 부분은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공유가 이뤄지기 전에 스스로 점검해야 하는 부분인데, 특히 마지막 단계에서 누군가 '인정하고,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꾸 다른 의견을 주장하며 회사의 소중한 자산인 당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는 곳이라면, 그 곳은 제대로된 오너십을 팀원들에게 부여하지 못하는 곳일 수 있다.




오너십이 없는 곳이라고 해서 나쁜 문화인 건 아니다.


마지막에 다 와서 이게 또 무슨 소린가 싶을지도 모르겠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한다. '내 마음에 안드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업의 지향점이 무엇이냐에 따라, 그를 가장 잘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직원들에게 오너십을 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팔로워십을 요구하는 문화도 세상에는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글에서 짚어보고자 했던건 회사에 따라 오너십이라는 용어가 살짝 남용되는 경향이 있어보이는 이 시기에, 올바른 '오너십'을 제공하는 회사문화는 어때야 하는건지였고, 이를 글로써 가시적 형태로 정리해보고자 했다.




오너십이 있다는 말은, 진짜 오너십이 있는 문화일때만 쓰자.

만일 내가 내 담당업무가 아닌 것 또한 나를 통한 최종 결재를 기대했다면, 바라건대 '사실은 내가 당신으로부터 오너십이 아닌 팔로워십을 바랬다'고 차라리 솔직히 고백하자. 그 편이 차라리 이별 후 인맥이라도 남는다. 팔로워십은 아까도 말했듯 무조건적으로 나쁜게 아니다. 그러니 제발, 오너십이라는 허패로 사람을 속여 둘 다 피해 보지 말고,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이었나 다시 한번 '명확히알고' 구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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