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프로덕트 디자인을 하고 싶은게 맞기는 해요?
한가지 고백을 하자면, 나도 UXer를 꿈꾸던 ㅊ-ㅊ-ㅊ-초창기에는 내가 하고싶은 일은 명확했는데 그에 맞는 타이틀이 무엇인지를 잘 몰랐다. 그때 당시 한 디자이너 선배로부터 내 고민에 대해 '정확히 네가 하고 싶은게 뭐야?'라는 질문을 받고 한동안 멍했던 경험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나 중요한 질문이면서 아직도 감사하는 질문이었다. 여러분들도 이 글을 읽고, 나와 같은 경험을 통해 진짜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좋은 직업을 찾아가길 바란다.
이 글을 쓰게 된 경위부터 밝히자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들의 안녕과 평화, 그리고 이 직업을 희망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이 글을 쓰게 됐다.
코로나가 창궐하던 시기를 포함해 3-5년 사이 프로덕트 디자이너, 내지는 프로덕트 매니저라는 직업이 갑자기 급부상하기 시작했고 이쪽에 대한 인력공급도 폭발적으로 많아졌다.
그런데 수년간 정말 많은 디자이너를 직/간접적으로 만나오고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생각보다 자신이 열망하는 직업의 업무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행하는 디자이너의 비율이 높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심지어 그 중에는 이 직업적 특성과 맞지 않는데도 무슨 이유에선지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자신을 그 틀에 끼워맞추지 못해 안달복달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신기하게도,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종합적, 리더적 특성을 가진 직업이 급부상하면서 UI디자이너나, 혹은 UX분야만을 후벼파는, 또는 데이터분석가나 리서처가 되고 싶다는 사람은 수년간 거의 한 손에 꼽을정도로 적었다.(어쩌면 내가 만나지 못해서였을 가능성도 있다.) 사실 위에 언급한 직업들 또한 굉장히 멋지고, UX를 구성하는 정말 수많은 멀티버스들 중 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다루는 고-가치의 직업들인데, 체감하는 인기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나 프로덕트 매니저에 비해 훨씬 못하다.
그래서 이 글에서는, UX/UI디자인, 또는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큰 카테고리의 직업을 세분화해 그 하위에 숨어있는 각각의 세계에 대해서 소개하고, 굳이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하지 않더라도 그 작은 하나에 집중된 업이 얼마나 가치있고 중요한 역할들인지 알려보려 한다.
특히 UI디자인은 내가 수년간 맡아온 일이기 때문에, 이번 글에서는 UI디자이너라는 직업에 대해 자세히 소개해보고 싶다.
1. UI디자인이란?
UI디자인과 GUI 디자인
2. 직업적 탐구 - UI디자이너라는 건 무슨 말일까?
3. UI디자이너로서 당신이 매순간 생각해야 하는/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것들
디자인 시스템 구축/관리
와이어프레임 설계를 통한 적절한 인터페이스 솔루션 개발
담길 정보들간의 하이어라키에 맞는, 그래픽-직관적인 시각 산출물 개발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 구현 가이드 작성 및 전달
4. 내가 생각하는 UI디자이너의 매력포인트
5. 마치면서
잠깐만, 아주 잠깐만 앉아서 생각해보자.
회사에서 뭐라는 것... 따위는 생각하지 말자.
일단 내가 알고있는 UI디자인에 대해 그 성질을 바탕으로 소개하면, UI디자인은 다음 2가지로 소개될 수 있다.
- User interface: 사용자가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와의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지점, 표면
- User interaction: 사용자가 어떤 것과 상호작용을 하는 행위 자체, 또는 상호작용 시 일어나는 시각적/ 비시각적 현상
그래서 위 개념을 토대로 보면, 누군가 자신을 UI디자이너라고 소개할 때는 그 사람의 정확한 Job description에 따라 어떤 UI디자이너로 이해해야 하는지 약간은 달라질 수 있다. 현실세계에서는 대체로 interface를 설계하는 디자이너가 자연스레 인터랙션의 영역또한 관장하게 되곤 하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 2개를 각각 다뤄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기준으로 보면 하나의 Job으로 통합해서 인식해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또하나 편협한 시각을 바로잡아주고 싶은 부분은,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한다고 하면 사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바일 앱이나 웹 디자인만을 떠올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직업군에 대해서 한발자국만 더 들어가봐도 여기에서 또한 다양한 interface 디자인 분야로 갈리는 걸 알 수 있다.
가령, VUI(voice user interface)를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일수도 있으며, 또는 물리적 세계에서의 인터페이스를 디자인하는, PUI(physical user interface)디자이너일 수도 있다. PUI는 따지고 보면 전통적으로 하드웨어(제품, 그 제품)을 디자인하는 사람들이 관장해온 영역이라고 볼수도 있겠다.
UI디자인과 GUI 디자인
자, 여기까지 UI디자인에 대해 어느정도 그림을 잡아봤는데, 여기서 GUI라는 놈이 또하나 고개를 내민다.
GUI는 Graphic User Interface의 줄임말인데, UI보다도 좀 더 비주얼적인 부분에 집중해 깊게 파고들어가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컬러, 쉐입 등 여러가지 디테일의 끝판왕을 관장한다.
사실 10년전만 해도 엄밀히 정의하면 GUI디자이너라고 불리는 사람들을 좀 구분해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시대가 한사람한테 모오-든걸 덮어씌우는게 트렌드가 되어버린 세상이라서 실무계에서는 더이상 찾아보기 어려운듯 하다. 지금은 소위 UI디자이너로 불리는 사람들이 GUI의 영역까지 자연스럽게 커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그럼 이제, 어느정도 스케치를 떴으니 본격적으로 UI디자이너의 세계에 발을 담궈보자.
UI디자이너가 만드는 인터페이스들은 지극히 목표지향적이다. 물론 갤러리에 걸린 캔버스라는 인터페이스도 감상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또는 그들이 어떤 영감이나 느낌을 갖는데 영향을 주는 목적이 존재하지만, 우리가 디자인하는 인터페이스는 더 심하다. 그리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담겨야 하는 여러가지 내용들이 존재하며, 사용자는 그 인터페이스 안에서 제공되는 여러 요소들을 보고,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며 자신의 니즈와 목표를 충족시켜 간다.
그렇기에 UI를 디자인한다는 건, 인터페이스 상에서 들어가야하는 정보들과 액션의 배치/구성이 사용자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사용자 행위와 좋은 결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다음은, 위에서 언급한 작업이 가능하려면 필수적으로 할 줄 알아야 하는 업무의 종류들이다.
- 디자인 시스템 구축/관리
- 와이어프레임 설계를 통한 적절한 인터페이스 솔루션 개발
- 담길 정보들간의 하이어라키에 맞는, 그래픽-직관적인 시각 산출물 개발
-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 구현 가이드 작성 및 전달
UX/UI디자인 강의가 대부분을 장악한 시대에서 어쩌면 이 4가지가 그렇게 위대해 보이지 않을 수 있는데, 다음을 읽고나면 저 4개만 잘하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다시한번 정리하면, 지금까지 나는 총 4개의 주요 역할을 포인트로 꼽았다.
사실 이걸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따금씩 고민하는데, 아직도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지는 못했다.하지만 내가 저 4개의 업무들을 볼 때 생각하는 것들의 일부를 나열해보면, 아마 조금이라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수 있을 것 같다.
1. 디자인 시스템 구축/관리
디자인 시스템은 이전에도 발가벗기기 시리즈를 통해 그 본질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는데, 이건 좀 더 실무적인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시스템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면, 이전에 내가 발행했던 디자인 시스템 발가벗기기 글을 읽고 오길 바란다.
https://brunch.co.kr/@euny2772/28
디자인 시스템은 거대한 하나의 세계다. 그리고 시스템에 나와있는 내용은 개발팀과 소통하는데 중요한 공통의 언어가 되는 것이 디자인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실상 이거 하나만 전담마크 한다고 해도 아마 당신의 8시간은 간단히 증발시켜 버릴만큼 깊고 거대한 업무다.
그렇기에 디자인 시스템을 관리할 때, 나는 다음과 같은 내용들에 대해 고민하고, 평가하고, 저울질하며 그 세계를 잘 다스리기 위해 노력한다.
새로운 컴포넌트를 등록하고자 할 때
- 기존의 컴포넌트로는 대체 불가능한 요소인가, 아닌가?
- 얼마나 반복적으로 '재사용'되고 있는가?
- 구체적인 Use case를 갖는 요소인가, 아닌가?
- 그 구체적 정의가, 다른 잠재적인 UI디자인 작업들에 대해 얼만큼의 제약적인 영향을 끼칠 것인가?
- 얼마나 높은 응용가능성(나는 이걸 확장성이라고 부른다)을 갖는 요소인가?
- 기존의 생태계 안에서 잘 어우러질 수 있는 요소인가, 아닌가?
- 기존에 존재하는 요소들과는 어떤 관계를 이루게 하여야 하는가?
(등등...)
기존의 컴포넌트들에 어떤 변화를 적용시켜야 할 때
- 이 변화는 얼마나 필수 불가결한 요구사항인가? (객관적 타당성)
- 이 변화를 입혔을 때, 어떤 타격이 어느 범주까지 영향을 주게 될 것인가? (나비효과에 대한 예측)
- 기존에 존재하는 요소들의 관계는 어떤식으로 재구성해야 하는가?
(등등...)
일단 올바르게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위 10가지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메타인지를 발휘하며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내려갈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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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댕어렵다.
2. 와이어프레임 설계를 통한 적절한 인터페이스 솔루션 개발
이 작업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고, 솔루션 제공자로서 스스로 상황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내릴 줄 알아야 한다.
- 이 화면의 목표는 무엇인가?
- 인터페이스의 목표달성을 위해, 누락된 사항은 없는가? (이건 이부분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또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한 논의 및 체크를 거쳐 더블체크 해야 한다.)
- 목표 달성을 위해, 화면 안에서는 각 컨텐츠들이 어떤 플로우(Narrative)를 가지고 흘러야 하는가?
- 각 컨텐츠들의 역할 극대화를 위해 지정되어야 하는 적합한 기능, 컴포넌트들은 각각 무엇인가?
- 화면 안에서 사용자가 어떤 지점에, 어떤 방식으로 그 다음 UX 플로우에 이어질 수 있어야 하는가?
(등등...)
3. 담길 정보들간의 하이어라키에 맞는, 그래픽-직관적인 시각 산출물 개발
다음 내용은 위 2번에 대한 생각들이 어느정도 윤곽이 잡히면, 한단계 더 들어가서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다.
- 어떻게 해야 화면 상에서 나타나는 정보들 간 중요도 우선순위를 직관적으로 잘 표현해줄 수 있는가?
- 시각적 웹 접근성 요소 면에서 어긋나는 점이 많은가? 얼마나 많은가?
- 웹 접근성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지켜져야 하는가?
(사실 이 부분에 대해 현실을 알려주면, 글로벌 대기업들 중에서도 그렇게 잘 지키는 기업들이 많지 않다.
이건 비즈니스 적인 측면과도 일부분 맞닿아있는 예민한 문제인데, 하지만 비즈니스 의사결정자들이
이를 경시한다고 해서 나 또한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 심미적으로 얼마나 긍정적인 경험과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야 하는가?
- 브랜드디자인 가이드에서 UI 스타일 가이드에 적용가능한 것은 무엇이 되며, 무엇은 그 틀을 벗어나 독립
적으로 원활한 기능을 위해 별도 운영 및 개발되어야 하는가?
- 브랜드디자인 가이드와는 어디를 어떤 방식으로 연결시켜야 하는가?
(등등...)
4. 어떤 식으로 구현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상세 구현 가이드 작성 및 전달
이제 위와같은 것들에 대한 판단이 잡히고, 그에 따라 디자인이 완성되고 나면 당신이 must-do로 고민해야 하고, 또 수행해내야 하는 것들이다. 자신의 디자인을 개발자들이 잘 이해하고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건, 디자이너로서 떠맡은 막중한 책임이며 이를 다 하지 않는건 직무유기, 근무태만이다.
- 개발자들이 디자인을 어떻게 보고 이해하는가?
- 이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필요한 공유/전달사항은 무엇무엇인가?
- 개발자들이 작업을 수행하기에 모호하거나 불명확해보이는, 또는 누락된 가이드는 없는가?
- 이 가이드가 얼마나 개발자 입장에서 따라 이행하기에 이해하기 쉬운 수준인가?
- 어떤 개발자가 디자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올 때, 내가 줄 수 있는 설명가능한 답변이 준비되어 있는가?
(등등...)
여기까지가 내가 대체로 업무를 보면서 UI측면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부분들이다.
그리고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는 기본이고 더 high-level의 내용들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하고, 경험 디자인 측면의 의사결정을 내려가고 있다. (그래서 난 집에 오면, 주말이 되면 거의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몸가는 대로, 순간의 감정이 이끄는 대로만 살고 있다.)
이쯤 되면, UI디자이너라는 직책도 결코 녹록치 않은, 또하나의 거대한 세계를 관장하는 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매일 저걸 생각하면서 디자인하기에는 뇌가 녹아버릴 것 같아서, 기본적으로 저기 명시된 것들을 모두 생각하지만 가-끔은 1-2개 놓치기도 한다. (내 뇌는 인간의 뇌지, 신의 뇌가 아니다.)
지금까지 수년간 UI디자이너로 일해오면서, 물론 한때는 UI디자이너라는 직업이 UX와 UI모두를 관장하고, 아울러 문제정의부터 프로젝트 하나를 전반적으로 리드하는 프로덕트 디자인에 비해 뭔가 좁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UI에 대한 내공이 함께 쌓여갈수록, 또 UI 방면에 강점을 가진 problem-solver로서 그 부분에 독립성과 리더십을 가져갈수록, 내가 느낀 UI디자이너라는 직업은 결코 협소하거나 작다고 볼 수 없는 직업이면서, 결과적으로 미묘한 시각적 결과물의 차이가 가져다주는 여러 결과를 탐험해볼 수 있는 굉장히 매력적인 직업이라는 생각을 하게됐다.
어떤 면에서 UI디자이너는 산출물을 구현하는 개발진과 비전을 그려나가는 프로덕트단을 적절히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그 와중에 협업하는데 있어 카오스가 생겨나지 않도록 파수꾼 역할을 하는 직업이기에, 나는 이 직업 하나만 보더라도 너무나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느낀다.
UI디자이너를 그저 UI 컴포넌트 생산해내는 사람, 보기 좋은거 만드는 사람이라고 착각하면 사실 이 직업은 인공지능 시대에 굉장히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직업일 것이다. 그러나 진짜 UI디자이너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라면, UI디자이너 또한 이를 잘 활용하면 했지, 그 모든 측면이 A.I에 완전히 대체될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요즘 IT 디자인 업계는 이 '프로덕트 디자인'이라는 말에 조금 미쳐있다.
스스로 자신에 대해 깊은 고민에 빠진 많은 디자이너들이나 지망생들을 상담해보면, 대부분 막연한 정의나 화려한 측면에만 주의가 쏠려 정작 본인에 대한 제대로 된 고민의 시간은 쏙 빠진 경우가 정말 많았다. 그리고 그 와중에 옆에서 다들 나보다 앞서가는 것 같으니 실체없는 불안감에 불나방처럼 뛰어들어 학원과 인강 사이트을 전전하고, 어디에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스스로도 정확히 모르면서 커뮤니티에서 추천하는 베스트 10선 아티클부터 냅다 읽고보는 사람이 너무 많다.(그치만 이건 포트폴리오를 보면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긴 하다.) 그리고는 상담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아니면 길이 없을 것처럼 생각하고, 그걸 갖지 못해 안달이 나있다.
잠깐만, 아주 잠깐만 앉아서 생각해보자
세상에는 한가지 길만이 존재하지 않는다. 나의 길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그것이 범법이나 피해가 아닌 이상은 정말 세상을 보는 시각에 따라 자유롭게 일궈가기 나름이다. 스스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알아가는 만큼, 개개인의 오리지널리티는 더욱 짙어지며 동시에 그는 그사람만의 강력한 방어구이자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디지털 프로덕트의 사용자 경험을 만드는데 일조하는 일을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면, 프로덕트 디자이너라는 직업도 좋지만 그 전에 UI디자이너라는 이 직업을 포함해 여러 세부 직업들이 가진 매력에 대해서도 두루두루 차근히 살펴보고, 나의 적성에는 얼마나 맞는지, 사실 이 일이야말로 내가 찾던 일은아니었는지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 어쩌면, 당신이 그토록 찾던 무지개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아니라 UI디자이너였는지도 모를테니 말이다.
회사에서 뭐라는 것... 따위는 생각하지 말자
그건 회사가 이해가 없거나 그 역할에서 특정한 부분을 전담마크하길 원해서 그런거지, 당신이 직업적 선택을 잘못한 것이 아니다. 나조차도 내가 원하는 일에 도달하기 위해 주니어 시절부터 평균보다도 잦은 이직을 해야했고, 그보다 더 많은 회사들과 인터뷰를 하며 때로는 실망도 하고 그렇게 뚝뚝 끊기는 커리어들에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떤 직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뚜렷한 자기생각을 가진 것만큼, 내 경험상 중요한 무기도 없었더랬다.
(내가 디자이너로서 가진 무기는 '디자인에 대한 뚜렷한 자기 생각'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