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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댕챱 Apr 29. 2024

자괴감 다스리기

자괴감은 때로 성장의 촉진제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요즘 한국 언론에서 보도되는 내용들이나 소셜미디어에 드러나는 반응들, 다큐멘터리에 클립으로 올라오는 인터뷰 영상, 또는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사실 나는 언론/미디어란 기본적으로 입방아를 형성하고, 누가 더 많은 흥미로운 소식/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느냐로 돈을 버는 곳이라고 생각하기에 100% 신뢰하진 않으나) 좌절감, 자괴감 등이 그저 일상의 어느 순간에 잠시 찾아왔다 가는 그런 것이 아니라 한사람의 삶을 좀먹는 수준으로까지 번지는 내용들을 많이 보곤 하는데, 심지어 큰 사회 속 소수의 문제가 아닌 소위 '현상'으로까지 느껴지리만큼 거대한 공감포인트가 되어가고 있는듯 하다.


물론 모두가 다 그럴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영국에 와서 살면서도 매번 '아, 내가 또 틀린건가?' 생각하곤 하는 것처럼, 어쩌면 내 생각이 약간은 과장된 판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이번 글에서는 그것을 일반적인 것으로 볼지 말지를 정의하기 보다, 어차피 완적삭제가 불가능한 그것에 대해서 개인적인 인사이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자괴감의 원인

자괴감은 스스로가 정-말 한심하고, 무능해보이고, 진짜 보잘것 없어보일 때생겨나는 감정으로,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타인들을 만나며 누군가의 뛰어난 우수성을 보았을 때 느낄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한데, 자괴감을 형성하는데 가장 주된 기여를 하는 요소를 몇가지 꼽자면 나는 욕심과 몰지각 때문이라고 할 것 같다. 왜냐고?


일단,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아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은 완벽할 수 없다'라는 명제에 동의할 것이며, 인정하고 있을 것이다. 이 이야기는 곧, 나라는 사람은 잘하는 것도 있는 반면, 못하는 것도 분명 있다는 말이 된다. 못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양의 차이에 있어서도 그렇다.


1. 욕심

그런데 한국사회를 보면, 전반적으로 이것저것 다 '잘'하는 것 또는 '우수한' 것만을 올바른 이상향 쯤으로 여기는 경향성이 짙게 느껴진다. 이런 대중의 경향성은 그 안에 속한 개개인으로 하여금 서서히 물들게 해, 결국 그 개인도 주어진 것에도 충분히 만족할 줄 아는 것이 아니라 '더'하지 못해서 안절부절해 하는 성격으로 만들어 놓는다.


욕심은 어떤 사람의 열망이다. 간절한 소망이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내 기대와 맞지 않는 일이 반복된다면, 그 사람은 당연히 자괴감을 느낄 것이다.


2. 몰지각

사람들은 또한 스스로에 대해 몰지각할 때 더 자괴감을 크게 느끼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뭘 잘하고, 무엇에 강점이 있는 사람인지 잘 모르면, 누군가 나를 싸잡아 '넌 개똥멍청이야' 라고 비난했을 때 '웃기지마' 라고 반박하기보단, 막연한 반발심같은 감정만 올라올 뿐 이를 제대로 뒷받침해줄 근거를 댈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난 잘하는 사람이어야만 해'라는 이상한 자기욕심과 스스로가 어떤 인간군상이며, 어떤 강점과 약점을 지닌 인간인지에 대해 몰지각한 상태일 경우 우리는 남들보다 더 씨게, 오래 자괴감을 느끼며 스스로의 삶을 더 비참한 쪽으로 이끌게 된다.




완화 방법

하지만 자괴감이란 것을 아예 우리 삶에서 완전삭제 시킬 수는 없다. 다만 이것이 아주 오래 가고 내 삶을 잠식해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소한 다음과 같은 것들을 고민해볼 수는 있을 것 같다.


1. 못났다는 것, 모자라다는 것을 인정하기

이건 어찌보면 현실이다. 그냥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럴수밖에 없는.. 또 인간이란 모든 것에서 완벽할 수 없도록 디자인되어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좋든 싫든 받아들여야 한다.


그치만 이것은 '난 못났어.. 찌질이야 어떡해ㅠㅠ'하라는 게 아니다. 사실을 사실로서 겸허히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같은 인간이라면 그 인간이 모 대기업 총수라 할지라도, 워렌버핏이라 해도 모자란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사실에 대해 그렇게 낙심할 필요도 없다. 그냥 A-Z 중에 나는 A, D, F가 모자라다면, 다른 사람은 C, K, J가 모자란 것이니까.


2. 나에 대해서 명확히 파악하기

두번째는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 편이며 무엇이 주로 그런것을 유발하고, 지금 내가 정확히 어떤 위치에 있고 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보다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자신있게 말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나라는 사람에 대해 확실하게 알고 있는게 적을 수록, 그만큼 더 막연한 감정과 생각에는 휘둘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물론, 미리 다 알고 있으라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시간의 흐름 또는 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람도 변할 수 있고, 다양한 경험에 대한 노출이 쌓여가며 오늘은 A, 내일은 B와 C, 이렇게 발견해갈 수 밖에 없는 건데 어떻게 모든 것을 한번에 미리 다 깨칠 수 있을까? 다만, 자신에 대해 알게되는 그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중요한 것은 하나씩 머릿속에 박제해두면서 하나씩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3. 주관적 기준 찾기

이것도 중요하다. 자괴감이 없는 순간은, 아마도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때일 것이다. 따라서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모저모를 프로파일링하나면, 그 다음은 내가 스스로 만족감이나 충분함을 느꼈던 지점이 어디쯤이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아직 못미치는 부분은 노력을 얼만큼 더 해볼지 가늠이 되고, 쓸데없이 우울해있던 것들은 오히려 내가 그렇게 형편없는 인간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되면서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 기준은 100% 순수하게 내 생각만으로 '어, 이쯤하면 뭐 나쁘지 않아,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타인의 생각을 들어보면 안된다. 상대방의 말이 설득력이 있는 경우 이에 감화되어, 나도모르게 그게 곧 내가 생각하던 거라고 착각할수 있기 때문이다. 주관적 기준은 동화에서가 아니라, 나의 내면으로부터 나온것이다.




마치면서

적절히 포기할 줄 알면서, 또 하고 싶다면 해볼 수 있는데까진 해보는, 그런 삶의 태도를 갖고나서 많은 것들이 꽤 편해진 것 같다. 비록 내가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까지 본다 해도, 비즈니스/경영을 공부한 적은 없으니까, KPI 설정이나 얼마정도 퍼포먼스를 지켜봐야 할지 모르겠으면 더 잘 알것 같은 다른 비즈니스 이해관계자들에게 나의 생각과 함께 그들의 조언을 들어 어떤 권고를 따르기도 하고... 누군가가 나보다 먼저 원하는 걸 쟁취했어도 '나는 저 사람보단 몇년이 더 걸리는 타입인가보다'하고 그냥 그 몇년동안 뭘 어떻게 노력해서 나도 내가 원하는 걸 얻을지나 궁리하니, 자괴감보다는 오히려 회복탄력성이 생긴 느낌을 받는다.


내가 나한테 바라는 건 앞으로도, 이런 편안함을 잘 유지해서 남은 생을 안정시켜주는 것이다.


왜 너는 영국씩이나 가서 다른 유럽국가 여행도 자주 안다니고, 그렇게 가만히 있냐는 말도 듣지만(주로 부모님), 그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하고, 유럽을 아주 가끔, 찔끔 다녀오는 것으로도 그리 크게 좌절감 느끼지 않으니까, 적어도 일상라이프에 있어서는, 난 이만 됐어! 충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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