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연주 Apr 30. 2024

마인드 컨트롤

장도연 씨 고마워요: “다 X밥이야.”



나고 자란 서울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본격적으로 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물론 결혼 전 그와 연애할 때는 둘이서 상상 놀이를 하듯 호주 같은 자연친화적인 나라에서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이야기를 했다. 우리 둘 다 워킹홀리데이도 안 가봤고 유학생도 아니면서 무슨 비자로 어떻게 외국에 나간다는 건지 뜬구름 잡는 소리였다. 그래도 우리가 원하는 인생은 강남이나 성수 한복판의 고급 아파트에서 펼쳐지길 바라는 게 아니라는 사실만으로 그런 터무니없는 상상을 펼치는 게 즐거웠다.




나의 뿌리를 뒤로 하고 멀리 떠나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나 엄마 아빠에게 심리적으로 의지를 많이 하는 내가 자꾸 떠날 생각을 한다는 건 그 결심부터 스스로 끊임없이 확인하고 의심하고 도전하는 일이다.


그럼에도 계속 내가 떠날 생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나의 숙명일지도 모른다. 안락한 가족 곁을 두고 연고지도 아닌 곳으로 혼자서 가보겠다는 생각은 이 거지 같은 현실에서 도망치는 회피 10% 그리고 맨땅에 부딪히듯 계속 도전하는 내 습성 90%일지도 모른다.




“하면 되지. 해 볼게요.”는 내가 살면서 제일 많이 한 말이다.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는 건 나약함을 증폭시키는 자기 합리화 혹은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그런 마인드로 난생처음 가보는 지방 도시에 가고 있다.  내가 이곳에 살게 될지 어떨지는 아직 모르지만 도전을 한다는 건 그 자체로 의미 있어서 고무적이다.


제정신이 아닌 남편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혼이고 나발이고 오늘 하루는 세상을 다 씹어먹어 버릴 마음가짐으로 지내야지. 나를 응원해 주는 친구와 가족들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대단한지 아니깐 그 마음을 알고 감사할 줄 아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용기의 기운이 닿기를.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친구가 보내준 영상 속 장도연 씨의 말을 기억하며 오늘의 나 파이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