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에서 본 중소 인터넷 신문 현주소
창간 18년 차 인터넷 신문 ‘소비자경제’가 지난 20일부터 27일까지 이레간 헤드라인을 보도 자료 기사로만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네 꼭지가 순환하는 헤드라인 체계에 하루 하나씩 기사를 올렸되 공공기관 보도 자료 문장을 베껴 쓰거나 일부를 매만져 전하는 데 그쳤다.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삼아 추가 취재한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
실제로 1월 27일 자 머리기사 <“불편 없는 일상 현장에서 답 찾았다”···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 현장민원 219만 건 처리 성과 공개>와 26일 자 <“젤리 하나에 커피 한 잔”···과라나 간식 고카페인 ‘경고등’>은 모두 서울시 보도 자료에 담긴 내용을 전했다. 1월 23일 자 <중소기업 기술탈취 대응 사후 구제에서 선제 차단으로···범부처 대응단 출범>은 중소벤처기업부, 22일 자 <35개 기관 법률서비스 온라인으로 한데 모였다···‘법률구조 플랫폼’ 공식 출범>은 법무부 보도 자료를 썼다. 1월 21일 자 <교통비 환급 카드 경쟁 본격화···K-패스 주관 카드사 27곳으로 확대>는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20일 자 <“유해물질로부터 어린이 지킨다”···어린이집·유치원 유해 납·프탈레이트 검사 지원 본격화>는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 자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기사였다.
▴2026년 1월 26일 자 소비자경제 머리기사 본문 일부. 같은 날 서울시가 석간용으로 배포한 보도 자료 문장과 거의 같다. 소비자경제 보도 갈무리.
▴2026년 1월 26일 서울시 ‘고카페인 표시’ 관련 보도 자료 본문 일부. 서울시 보도 자료 갈무리.
특히 1월 21일 자 머리기사 <교통비 환급 카드 경쟁 본격화···K-패스 주관 카드사 27곳으로 확대>는 부제목 첫 단어 ‘신협’을 ‘협’으로 잘못 표기한 채 27일까지 엿새간 내보여 교정·교열 체계도 부실한 것으로 읽혔다. 지난 20일부터 이레간 헤드라인에 오른 머리기사 여섯 꼭지에는 독자 ‘댓글’마저 달리지 않았다.
▴2026년 1월 21일 소비자경제 머리기사.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보도 자료 내용을 전했는데 부제목 첫 단어에서 빠진 글자 ‘신’이 채워지지 않았다. 소비자경제 홈페이지 갈무리.
한상희 소비자경제 회장은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3시 편집국장 후보 면접을 위해 마주 앉은 내게 “광고가 생명”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신문이 “먹고살아야 할” 길이 광고 영업에 있다는 것. 한 회장은 자신이 오랫동안 “CEO 전문 기자로 살았다”며 “기사 쓰고, 직접 광고까지 CEO들한테 전부 받았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에서 “편집국장을 하려면 광고 마인드가 있어야 하고, 기자들이 기사 쓰면 (국장이) 나가서 (광고주를) 두드려서 먹을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소비자경제에 보도 자료 기사가 많고 교열 상태도 좋지 않다’는 내 지적을 두고 “코로나 (19) 때문에 (취재가 어려워져) 우라까이(베껴 쓰기) 쪽으로 다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기획 취재 없이 공공기관이나 기업 보도 자료를 베껴 쓰거나 윤색하는 데 급급한 중소 인터넷 신문 현주소를 알게 했다.
나는 지난해 11월 21일 오후 3시 36분 소비자경제 회장실을 빠져나오며 편집국장 지원을 ‘취소’했다.
▴소비자경제 편집국장 지원 취소. 2025년 11월 21일 오후 3시 36분 잡코리아 애플리케이션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