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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 짓는 은용이 May 30. 2023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방통위에서 손을 떼는 게 낫겠네요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을 재가했습니다. 오는 7월 31일까지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한 위원장을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는 폭력은 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요. 한 위원장 쪽이 일으킬 ‘면직 처분 취소 소송’이나 ‘집행 정지 신청’으로 7월 31일까지 임기를 채울 수 있는 흐름임에도 기어이 지금 쫓아내려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대선 후보 때로부터 “언론 자유”를 말했고 “쓴소리도 잘 경청하겠다”던 대통령입니다. 그리 말한 걸 잊은 채 방통위원장 면직을 재가했다면 ‘대통령이 귀를 닫고 있다’고 할밖에 달리 짚을 게 없겠네요. 대통령 귀가 아직 열려 있다면 ‘대통령실엔 언론 자유 참뜻을 충언할 사람이 없는 모양’이라고 짚을 수밖에 없겠고.


 이도 저도 아니라면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힘 간사가 KBS와 MBC 이사 자리를 “하나도 못 먹고 있다”고 북을 치니 대통령이 장구 친 격 아닐까요. 방통위원장을 먼저 바꾼 뒤 KBS 이사회 일곱 자리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 여섯 자리를 “먹고” 싶은 마음 말입니다. EBS 이사회 일곱 자리까지 탐하는 흐름도 이어지겠죠. 가뜩이나 YTN 지배 구조까지 뒤흔들고 있지 않습니까.


 안 될 말입니다. 국민의힘은 “방송통신위원회 독립적 운영을 보장”한다는 한나라당 때 약속을 되새기십시오. 지난 2008년 2월 29일 공포해 시행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조(목적)에 담은 약속입니다. 방통위가 ‘합의제 독립 행정 기구’로 서 있어야 ‘국민 권익을 보호하고 공공복리 증진에 이바지할 길’도 열릴 겁니다. 한데 이명박 정부 때 사람인 이동관 씨가 새 방통위원장 세평에 오르내린다니 실로 기함할 노릇 아닙니까. 시간을 이리 되돌려 ‘대통령 정치 멘토 최시중이 공영방송을 두고 “정명” 운운하던 시절’을 재연하면 곤란합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방통위에서 손부터 떼는 게 낫겠습니다. 공영방송 이사회•사장 자리 욕심도 내려놓으세요. 공영방송 ‘사장을 불러다가 조인트 까는’ 짜임새로는 이룰 수 있는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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