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동해안 트레킹 다녀오다.

142번째 행발모 트레킹은 삼척 맹방 해변, 용굴촛대바위, 거북바위 등등

by 이청어람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살아있음이다. 지금 여기에 존재함을 의미한다.


지난 24년의 아쉬움도 올 한 해의 소망도 잠시 내려놓고 오롯이 이 시간, 살갗에 닿은 바람과 호흡소리, 발가락의 미세함을 느끼는 이것이 바로 행복이 아닐까.


오늘은 삼척 동해안을 향해서 142번째 행발모(행복한 발걸음 모임) 트레킹을 출발했다. 나에게 주는 소중한 시간이자 선물이다.


교대역에서 우리의 노란 버스를 타고 3시간 조금 넘어서 강원도 삼척시 근덕면에 위치한 맹방 해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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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게도 그곳에서 김준석님 부부와 김영필님 부부를 만났다. 삼척이 고향인 김준석님은 하천살리기 운동을 했었는데, 올해는 삼척 근덕면 번영회 회장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의 도착을 환영해 주었다. 김영필님 부부는 동해에서 한달살이를 위해 하루 전에 도착했고, 오늘 이곳으로 와서 행발모 트레킹에 함께 했다.


파란 하늘과 따스한 햇빛, 짙푸른 바다 저 멀리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소나무 산림욕장을 지나서 길게 펼쳐진 백사장 위로 들어섰다. 모래 속으로 쑥쑥 들어가는 발걸음이 몸을 휘청이게 했다. '모래 위를 달리기는 참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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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다! 푸르다 못해서 진한 남색이다. 시리고 차가운 느낌이다.


내 머릿속을 차분하게 정돈해 주었다. 감정의 찌꺼기를 파도에 담아 보낼 수 있게 말이다. 수평선을 향하는 파도가 참 고맙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은 다 어디로 갔을까?' 몹시도 푸르고 눈부신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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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방해수욕장은 약 800m라고 한다.


나는 해변을 걸으면서 맨발 걷기를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살짝 느꼈는데 행복쟁이 두 분이 맨발 걷기를 하고 있었다.


차디찬 모래와 만날 용기가 안 나서 그냥 아쉬움으로 남겨 두었다.


걷고, 바다를 바라보며 또 걷고 사진을 찍었다. 파도도 친구가 되어 같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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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방해수욕장 한쪽에 위치하고 있는 덕봉산은 54m로 낮은 야산이지만 전망은 탁월했다.


오늘의 점심은 바로 덕봉산 정상이다. 정상은 돗자리를 펴서 쉴 수 있도록 데크로 잘 조성되어 있었다.


중앙에 돗자리를 펴고, 먹거리를 꺼냈다. 보온 도시락에 밥과 참치김치찌개도 있고, 두부와 김치, 샌드위치, 고구마, 삶은 계란, 딸기, 사과, 단감 등 푸짐했다. 또한 오리온 초코파이로 정도 나누며 찰떡파이로 찰떡같이 끈끈한 1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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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해변길을 걸었고, 즐거운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한승훈 작가님이 있어서 더 든든하고 더 즐거웠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차가운 바람에 장갑도 못 끼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도 환한 얼굴이 눈부시다. 작품으로 오늘을 다시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 모른다.


다음 코스는 용굴 촛대바위와 거북바위다.


해안을 따라 트레킹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이 길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의아할 정도로 해안 절벽에 난간 같은 데크길이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데크를 받치는 다리는 절벽에 굵은 쇠못 같기도 하고 너트와 볼트 같은 것으로 고정시켜져 있었다. 누군가의 수고로 편하게 해안 길을 거닐 수 있으니 참 고마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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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대바위와 거북바위를 보았다. 해안 바위는 아주 긴 시간을 지나오면서 지금의 모양새를 하게 되었을 것이다. 어쩌면 몇천 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삶은 그 바위에 비하면 아주 찰나와 같은 시간이다.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기에도 짧은 시간이건만 그리 서로 얽히고설키면서 공격하고 살아야 하는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삼척까지 트레킹을 오다 보니 이른 시간에 저녁을 먹으로 이동했다.


생선찜 요리였다. 갈치, 가자미로 보이는 생선을 비롯해서 생선은 3가지 정도 되었고, 무와 감자, 미역줄기도 있었다. 생선찜에 들어간 미역줄기는 처음 먹어봤는데 쫀득하면서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시금치나 다른 반찬도 맛이 좋았다.


밥은 안 먹고, 반찬만 먹었다는 것은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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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지막 코스는 관동팔경 중 하나인 삼척 죽서루다.


오십천 절벽 위에 자리한 죽서루(국보)는 우리나라 대표 누각이다. 조선태종 3년(1403)에 삼척부사 김효손이 옛 터에 중창하였으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 십 차례에 걸쳐 중수되거나 단청되었으며 증축되었다. 죽서루는 그 하층이 17개의 기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 9개는 자연석에 세웠으며, 8개는 석초(石礎) 위에 건립하였다는 건축사적 특징 및 아름다움이 있으며, 그 상층에는 20개의 기둥에 팔작지붕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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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절기 관람시간은 09:00~18:00이고 동절기 관람시간은 09:00~17:00시이다.


시간이 늦어서 누각의 모습을 상세히 보지는 못했다. 아쉬움은 추후에 다시 찾을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사진을 찍고 바라보고 왔으니 괜찮다.


옆자리에서 행복쟁이 장민석 선생님과 도란도란 행복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함께했다.


친구 김경수와 동생 남궁명과도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다. 부부로 참가한 분들도 꽤 되었고, 모녀와 부녀로 온 분들도 있었다.


다양하게 40여 명의 행복쟁이들이 함께 했으니 행복은 배가 되었다.


삶 속에서 일상을 작은 행복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가 생각해 본다. 지금 이 순간을 즐길 줄 안다면 우리는 행복 속에 있다고 믿는다.


2025년 우리의 발걸음에 감사와 행복이 쭈욱 이어지길 바라며...






정희원 교수의 저속노화 유튜브채널에서 정세희 보라매병원 뇌 재활의학과 교수의 신간 소식을 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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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뇌 / 저자 정세희 / 출판 한스미디어 / 2024.10.18.



20년 재활의학과 전문의와 러너로 살아온 정세희 교수 자신의 삶을 담은 에세이다.


"뇌가 건강하려면 몸이 건강해야 하고, 몸이 건강하려면 운동 저축을 해야 합니다." 책 소개 첫머리 글이 인상 깊다.


제목이 <길 위의 뇌> 특별하게 다가온다.


노화, 그중에서도 제일 무서울 수 있는 뇌질환이나 심장질환, 치매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길 위에 있다며 운동을 말했다.


또한 이미 재활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면 기나긴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우리 모두 러너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일상을 부지런히 걷는 것은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걷자 생존, 걷자 행복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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