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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삶의 공허함을 느끼시나요?

삶에 명상이 필요한 순간

한때 경주마처럼 성공과 명예를 향해 질주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몸이 아파져서 어쩔 수 없이 모든 걸 내려놓게 되었는데, 그때에서야 비로소 저 자신에게 질문해 볼 수 있었습니다.


'나 잘 살고 있는 걸까?'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 걸까?'


몸이 아프지 않았다면 잘 살고 있다는 자기기만과 합리화 속에서 지금껏 살아왔을 겁니다.

가끔씩 느껴지는 우울함과 헛헛함은(솔직히 제대로 느낄 새도 없이) 술, 영화, 캠핑, 여행 등으로 얼른 치워버리기 일쑤였죠.

그런 부정적인 감정은 내 것이 아닌 걸로 치부해 버렸으니까요.

사실 아프기 전까지 인생이 공허하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해 본 적이 없어요.


여러분 중 인생이 힘들고 공허하다 느끼신다면 저보다 더 나은 상태이신 겁니다.


아프면서 자존감이 바닥을 찍었고 지금까지 잘못 살아왔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제가 내린 결론은 두 가지였습니다.

남들의 기준으로 삶을 살아온 것,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것.

이 둘은 본질적으로 같은 거겠죠.


최근에 'love yourself'에 대해 글이나 유튜브, 노래에서 많이들 강조합니다.

소확행, 자존감 향상, 나다운 삶 등 자신을 사랑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줍니다.

그런데 그런 방법들이 공허함을 채워줄 수 있을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들(커피, 여행, 쇼핑 등)로 시간을 채운들,

가끔씩 밀려드는 헛헛함과 알 수 없는 허무함은 채워지지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수년 명상을 하고 보니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진실과는 거리가 먼, '거짓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표현이 너무 과격한가요?

같은 현상도 보는 이에 따라 달리 기억되고 해석되는 거 알고 계시죠?

살면서 한 번쯤 경험하셨을 겁니다.

사람들은 각자의 렌즈로 세상을 봅니다.

다시 말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나의 프레임을 거친 '왜곡된 세상'을 바라봅니다.

여기서 프레임, 렌즈는 마음(에고, 분리 의식, 이기심)으로,

마음 안에 갇혀 지내는 한 거짓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은 본질상 나와 남을 구분하고,

나(에고)의 생존과 이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저울질하며,

세상만사를 분별하고 해석하고 판단합니다.

이러한 분리 의식으로 인해 파생되는 두려움, 걱정, 불안, 죄의식이 바로 마음의 속성입니다.

이러하니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마음으로 무언가를 한들,

절대로 공허함, 헛헛함, 허무함은 채워질 수가 없습니다.


내 마음은 그렇지 않는데요? 전 좋은 마음을 많이 품고 사는데요? 하시는 분들은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는 겁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일어나는 마음을 직면하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고,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만 스쳐도 그것을 회피하기 위해 먹거리, 놀거리, 재밋거리로 필사적으로 도망칩니다. 또한 우리가 인식하는 마음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그럼 마음에서 벗어나, 어떻게 거짓되지 않은 - 진실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올바른 명상은 마음에서 벗어나는 순간, 찰나에 들어서는 겁니다.

흔히들 명상을 마음이 고요한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마음에서 벗어나는 찰나가 없다면 명상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마음놀이밖에 되지 않아요.

마음이 사라지는 찰나, 찰나에는 마음이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마음이 사라지는 찰나를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게 되고 비로소 분별없는 진실한 삶이 펼쳐지게 됩니다.

한순간 무언가에 마음이 뺏기기도 하고, 마음속에 푹 빠지기도 하지만

그다음 순간은 마음 없는 찰나!

그것이 바로 명상이고, 알아차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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