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안녕! 7월 안녕?

6월은 잔인한 달

by 정은유


진심과 형식이 섞인 새해 인사 나눈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올해가 절반이 갔다.

세월이 쏜살같다는 말도 한참 부족한 표현으로 느껴진다. 미친 듯이 덥다가 낙엽 지고 눈 오면 연말이겠네.

오 마이갓 소리가 입 밖으로 나오려는 걸 참아야 했다. 퇴근 지하철이라서.



몇 주 전 상사와 점심 먹으며 이런 말을 했었다.

6월이 나한텐 참 잔인한 달이라고,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이사님이 멋쩍게 웃으며 왜 그러냐 물었고, 기다렸다는 듯 이유를 읊었더랬지.

- 일단 대통령 선거가 그렇고, 회사 매각도 틀어진 거 같다고. 둘 다 내 의지로 되는 일이 아닌 거 알지만 어쩜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아서 슬프다 했더니 아 그래 하며 웃기만 하셨던 거 같다.

그랬다.

원래의 나는 작은 일 앞에서나 욕심부리지 큰 일일수록 포기가 빠른 타입이다. 이번엔 사안이 사안이다 보니 나답지 않았다.

나답지 않은 내가 어색해서 어색함에 맞서보겠다며 더 집착했지 싶다.

집착이 큰 만큼 허탈감도 크게 왔고 그걸 달랜답시고 새로 산 키보드마저 보란 듯이 회사 보안정책 상 사용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마음속에 부정적 기운이 가득해서였나, 이런 거까지도 왜 뜻대로 안 되냐며 잔인한 달이란 네이밍에 어쩜 이리 어울리는 일들만 생기냐며 자조 넘치는 6월을 보냈다.

(사실 이거보다 더 큰 일은 따로 있었으니... 그러나 본 글에서는 생략하려 한다.

언젠가 덤덤하게 쏟아낼 순간이 오겠지.)



쏜살보다 더 빨리 가버린 시간이 아쉽지만 새 달이 어서 오길 기다렸다.

드디어 마지막 날.

속 시끄러웠던 일들 털어버리고 내일부터 다시 시작!

따지고 보면 나랏일도 회사일도 나까짓게 끙끙거린다고 누가 알아주지도, 뭐 하나 바꾸지도 못한다. 이게 다 내 개인일상은 별 어려움이 없었던 덕분에(?) 거시적인 이슈를 걱정거리로 만든 게 아닌가 싶고 뭐 그렇다.

쓰고 보니 웬 희한한 논리인가 싶은데, 여하튼 그렇다.

이제 6월 이전의 나로 돌아가서 다시 열심히 살아볼 일이다.

건강 더 챙기고 가족들도 자주 살펴보고 무엇보다 인생 처음 시작한 글쓰기 활동에도 정성을 다하고 싶다.

사는 게 늘 그렇듯 긍정의 힘을 끌어모아야 할 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6월 잘 가고, 7월 안녕? 반가워~


작가의 이전글첫 글의 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