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기, 8월

첫걸음으로 충분했던 지난날의 설렘 이후

by 정은유


한여름 설렘으로 시작했던 4주간의 글쓰기가 끝나고 일주일 방학(?)이었다.

눈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허투루 쓸 시간 없이 꽉 찬 일상 끝에 찾아온 ’저녁 있는 삶‘.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편안하고 좋았더랬다.

문득 새로 시작하는 글들은 어떤 모양과 맛으로 채워질까 상상하며 잘 먹고 잘 쉬면서 8월을 기다렸다.

다시 여기, 8월이다.

월이 바뀌었다 해서 딱히 달라질 건 없다.

낮엔 밖에서 일하고 밤엔 안에서 글을 쓰겠지.

어떤 날은 폭풍 같은 일과에 시달려 집까지 기어 와야 할 수도 있을 테고,

또 다른 날은 (오늘처럼) 일탈이 필요하다며 놀다 들어오기도 하겠지.

그러고 늦은 시간엔 어김없이 아이패드 앞에 앉아서 그날의 글감에 어울리는 이야기를 털어놓겠지.

쌓여가는 글들을 보며 뻔할 뻔 자가 될 뻔한 일상이 의미 없지만은 않았음에 뿌듯하기도 할 거고.

사는 게 그저 그런 재미없음과 아슬아슬함의 반복인 걸 모르지 않기에 특별한 걸 바랄 생각은 없다.

이왕이면 덜 피곤하고, 지난하지 않은 일상이면 좋겠다.

시즌 2를 맞이한 글쓰기 활동도 계속 순탄해야 할 테니

첫걸음으로 충분했던 지난날의 설렘을 오래 간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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