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오늘은
아는 관계에서 오랜만에 연락할 때의 흔한 인사말은 ”별일 없으시죠? “가 아닐까 싶다. 상대방이 당연히 “네, 별일 없습니다~”라고 대답할 것을 기대하고 던진, 이름하여 답정너식의 안부 묻기. 별일 있었나 없었나 알고 싶어 물었다기보다 진짜로 무탈했기를 바라는 마음, ’당신이 평안했다니 다행입니다‘의 리액션을 준비해 두고 뻔한 문답을 나누는 의식이라서 평소 좋아하는 인사말 중 하나다.
같은 맥락으로 “잘 되어가?”, “괜찮아?”도 있는 것 같다. 곤경에 빠진 거 같은데 함께해 줄 수 없는 상황에서 너의 역량을 믿는다는 의미의 격려이자 용기 북돋움. 이런 질문이야말로 순도 백 프로의 답정너이면 좋을 텐데 어려움이 클수록 공허한 질문일 수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하다. 그래도 때로 진심 가득한 말 한마디가 어떤 물질보다도 강력한 힘이 될 때가 있지.
‘답정너’는 그래서 부담스러운 강요가 아니라 훈훈한 소통이다.
몰라서 물음표를 붙인 게 아니라 알지만 확인하고 싶은 느낌표다.
긍정의 힘으로 현재를 딛고 일어서보자는 권유다.
나눠서 힘이 되는 답정너로 가득한 세상이기를 바라며, 오늘은 수능 100일 전이고 우리 집에도 고3이 산다. D-100일 기념(?)으로 뭐라도 해야 하나 싶어 며칠 전부터 들썩들썩했는데 정작 어제와 다를 바 없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겉으로는 그렇다. 살벌한 듯 아닌 듯 애매한 느낌의 공기가 집안을 감싸고 있는 와중에, 이런 날 다정한 답정너 한 마디는 필수 코스 아니겠는가.
“아들아, 남은 백일 동안 건강하고 씩씩하게 지내자.
엄마 아빠는 있는 그대로의 너를 무한 응원할 거라는 거, 알고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