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갈 거예요?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생각하다 나온 단상

by 정은유


광복절 연휴 전날, 부서 회식이 있었다. 1년 반 만에 전체가 모이는 자리였다. 회사 근처에 처음 가보는 퓨전 요리주점이었는데 분위기며 음식 모두 훌륭했다. 테이블마다 각각의 사연과 주제로 분위기가 무르익는 중에 내가 있는 테이블에서 돌발 질문이 나왔다. 여자들만 5명, 50대부터 20대까지 골고루 있는 속에서 30대 후반의 여자 과장이 묻는 거다.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으세요?“


40대 중반의 여자 부장이 제일 먼저 대답했다. 목소리도 자신감이 넘쳤다.

”나는 지금이 좋아. OO도 다 키웠고 모든 게 여유로워진 지금이 좋아서 안 돌아갈래.”


듣고 있던 사람들 입에서 낮은 탄성이 나왔다. 첫 번째가 원체 강력해서였는지 다음 대답을 이어간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 나는 어떻더라. 이런 질문을 나 스스로에게 몇 번 해본 적이 있다. 그때마다 같은 결론이 나왔다. 30대로 가고 싶다. 당연히 결혼 안 하고 독립해 혼자 살면서 솔직 당당 일잘러로 살고 싶다.


“결혼 그거 해야 하나요, 연애 안 해도 괜찮아요, 대신 남사친은 필요해요, 남사친 포함 가까운 친구 서너 명만 있으면 됩니다.” - 30대인 나로 가정했을 때의 추구미다. 이 나이 때 딱 반대로 산 거 너무 티 낸다. 희망사항답게 더 꿈꿔보자면 혼밥, 혼영, 혼여행이 No problem이었으면 좋겠다. 실제로 한 번도 못해보고 나이만 먹었으니 말이다.


그다지 자유롭게 보낸 청춘이 아니었던 탓인지 아니면 늙은이 티 내는 건지, 30대를 보면 마냥 이쁘다. 불안한 10대, 고달픈 20대를 보내고 맞은 꽉 찬 어른의 나이. 존재만으로도 기특하니 안 이쁜 게 이상하지. 서른 되었다고 제법 어른 인척 하는데, 중년의 꼰대 선배 눈에는 귀여울 뿐이고. ^^


여전히 조금 불안하지만, 그 핑계로 뭐든 해볼 수 있는 나이. 얼마든지 ‘다시’가 가능한 나이. 30대로 돌아가고픈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