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도

선뜻 올릴 용기가 안 났지만 진심에 기대어...

by 정은유


주말 뒤로 휴가 이틀을 붙여 4일 쉬고 출근했다. 다행히 바쁜 시기가 아니어서 무난하게 일하다 와서 그런지 하릴없이 노는 것보다 이게 나은 것 같다. 역시 인간은 적당한 긴장과 노동이 있어야 하는가 보다.


휴가 동안 쉬고 싶은 만큼 쉬고, 자고 싶을 때 자는 세상 한량이었던 데 반해 글 쓰는 일은 고역이었다. 주중에 매일 주어진 글감대로 성실히 쓰고,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올린다는 나름의 규칙을 세웠었는데, 이틀간 블로그에만 올리고 브런치는 생략해야 했다. 내 계정(?)을 어찌 아는지 꾸준히 라이킷 눌러주시는 분들이 (극소수지만) 있는데, 그분들에 대한 성의 차원에서라도 알맹이 없이 포장지만 올릴 수 없었다. 나중에 술술 글쓰기가 되는 날 몰아서 만회해 볼 생각이다.




오늘은 ‘OO한 관계’에 대해 써보는 날이다.

​글감 보자마자 든 생각 - 이거 운명인가, 올 것이 왔네... 였다. 이틀 동안 글 한 줄 제대로 못쓸 정도로 나를 옭아맸던 일에서 그만 벗어나라는 주문인가 싶더라. ‘모르는 관계’라는 백그라운드 설정부터 뭐가 막 있어 보이고 말이다.

한 달 전쯤 브런치 메인에 뜬 글로 알게 된 어떤 분이 있었다. 젊디 젊은 나이에 4기암과 싸우고 있는 걸 보니 무척 안타까웠다.

월요일 저녁에 우연히 인스타 들어갔다가 눈에 익은 이름의 부고를 접했다. 설마 하고 브런치 가서 확인했는데, 그녀였다. 아무리 4기라지만 어떻게 그리 성급히 떠날 수 있는지, 일면식도 없는 모르는 사이인데도 어떤 말로도 수습이 안 되는 허망함에 이틀을 꼬박 앓았다.

​살고 죽는 일만큼은 인간한테 통제 불가 영역이라지만 그토록 살고자 했고, 살고 싶어 노력한 사람이 이리 빨리 별이 되다니, 지금도 한 번씩 심장이 쿵 내려앉는 기분이다.

​글쓰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여기까지.

​애도의 마음이 없어질 때까지 좀 더 슬퍼해도 되겠지.

그럼에도 묵묵히 내 일상 살겠지만, 먼저 떠난 이를 향한 남겨진 이의 의리에 진심을 다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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