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 3 = 2, 이게 맞는 건가요

소싯적에 들었던 말장난 같은 말

by 정은유


라떼, 그러니까 소싯적에 들은 말장난 같은 말 중에 이런 게 있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지우면 ‘님’이 되고... (이하 생략)

- 이거 노래로도 있다. 경쾌한 리듬에 한 번 들으면 바로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멜로디. 요즘 친구들이 알려나, ‘도로남’ 이란 제목의 그 노래 ^^

그리고,

오해에서 삼해를 빼면 이해가 된다는 말.

앞말은 듣자마자 심쿵했는데, 뒷말은 글쎄, 좀 갸우뚱했던 것 같다.

이해가 어려워 오해가 생겼다는 건 2의 단계까지 닿지 못해 5에서 멈췄다는 의미일 텐데, 2의 양보다 많은 3을 어떻게 빼지, 그게 됐으면 애초에 5해 생길 게 있나 싶었다. 말처럼 쉬웠으면 이런 단어가 세상에 나오지도 않았을 거니까. 이해와 오해는 그래서 가깝고도 먼 불가분의 관계인 것.





불가분에 들어가기에 앞서, 나이 먹어가며 깨닫게 되는 것 대부분은 기대보다는 포기, 용기보다는 체념 쪽이 많은 것 같더라. 좋게 포장하면 타협의 스킬 향상이랄까. 그리고 이 이치를 깨닫는 걸 두고 ‘철들었다’고 하는 거란 생각이 든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해받는 게 억울해서 매번 해명하려 애썼다. 진심을 전하면 오해가 풀릴 거라 섣부르게 기대했던 거다. 상대방이 내 얘기를 들어줄 의무는 없는데, 내 입장만 우선시한 이기적인 사람처럼 굴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틀린 건데 오해라고 착각했을 수도 있다고. 억울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이제는 모든 오해를 일일이 해명할 필요도, 그럴 수도 없다는 걸 안다. 안될 일에 미련 떨지 않는 타협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걸 말이다. 우리 엄마 말처럼 나는 너무 늦게 철이 든 것 같다.





팀에 8년 정도 같이 일한 동료가 있다. 직급은 같은데 나는 팀장, 그녀는 고참 팀원이다. 성격과 성향이 달라서 같이 일하던 초반엔 서로를 오해한 일이 많았다. 대부분은 사소한 문제였는데 팀장이랍시고 자존심 부렸다. 그녀는 나보다 입사도 빠르고 본인 업무에 대한 경력도 상당하여 누구한테든 당당하게 행동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더 팀장 행세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상대방이 왜 이런 선택과 행동을 한 건지,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니 2해해 보자는 마음으로 사안을 바라보았다면 5해까지 증폭되지 않았을 텐데 서로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 이해하는 방법이 서툴렀을 거다. 감성 끝판왕 F와 쿨내 진동 T가 만나서 잦은 오해와 많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갔고, 이제는 표정, 목소리만으로 기분을 읽어내는 경지에 이른 것 같다. 오해가 생겨도 풀어낼 방법을 알고 있어서 회사에서 누구보다 편하고 든든한 존재다. 회의실에서 보자고 하거나 피곤하니 커피 마시러 가자고 하면 긴히 나눌 말이 있다는 신호임을 서로 너무 잘 알지.

오해를 안 받고 살 수는 없다. 나조차도 내가 이해 안 될 때가 있는데 남들에게 어찌 다 이해받을 수 있을까. 대신에 풀어야 하는 오해와 놔둬도 되는 오해를 구분하는 지혜는 필요한 것 같다. 놔둬도 되는 오해라면 그것의 여파에 연연해하지 않는 것, 지난한 세상살이 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