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생각

‘번지다’에서 번진 단상

by 정은유


내일은 재택 훈련(근무)이 있는 날이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자꾸 금요일 같았다. 딸랑 하루 회사 안 가는 게 이렇게나 신나고 좋을 일이라니, 목요일쯤 되면 피로 누적에 골골하기 일쑤인데 오늘은 없던 힘이 생겨나는 기분이었다. 내일 집에서 일하고 나면 바로 또 주말인데, 안 좋을 게 없는 상황이다.




‘번지다’라는 글감을 접하고 떠오른 단어가 있다. 요즘의 내 상황을 관통하고 있어서인 거 같은데, ‘영향력’이다.


부서에서 나의 레벨은 부서장 다음이고, 나이로도 충분히 고참이다. 싫든 좋은 내가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신경 써야 하는 위치다. 한 번씩 이 사실이 무섭게 느껴진다. 나란 사람은 기본 성격이 대인관계에 능숙하지 못하고 어수룩해서 리더로 쓰이기에 적절치 않다는 걸 내가 제일 잘 알기 때문일 거다.


그럼에도 자리가 주는 무게를 마다하거나 대충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팀장으로 일한 지 13년인데, 새삼스럽게 유난 떨기도 민망한 일이다. 상황 상 적당히 능숙한 척 별로 안 힘든 척해야 할 때는 기꺼이 그래주는 게 맞고, 이런 연기 또한 역할의 일부라는 것도 잘 안다.




작년과 올해 팀 인원 절반이 바뀌었다. 신입 직원 3명이 하나같이 성실하고 착해서 되레 그들에게 응원받기도 한다. 팀장 되고 나서 요즘처럼 좋은 선배가 되어보자고 나 스스로를 자극한 적이 없었지 싶다. 선한 영향력에 대해 오늘 많은 생각을 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게 아닐까 한다.

- 닮고 싶고, 따라 하고 싶고, 앞으로 더 좋아질 모습도 기대하게 만드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