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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짱 Jul 16. 2017

모든 순간의 기록

도서 <모든 요일의 기록>을 생각하다



 수 많은 순간들이 지나간다. 그 순간의 감정, 생각, 느낌은 순식간에 흩어진다. 시간은 되돌릴 수도 없고, 감정은 온전히 되살릴 수 없으며, 생각은 시시각각 변한다. 하지만 여전히 되돌릴 수 없는 시간과 감정과 생각을 애써 잡아본다. 기록으로 남겨지고 쓰여지는 순간, 적어도 추억의 온도는 남겨질 것이라 믿으면서.


 브런치에서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한 정보를 찾다 우연히 알게 된 책이 있다. 책의 일부분을 옮겨온 글을 읽고 그길로 서점까지 향했다.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모든 순간의 기록'. 책을 읽기 시작한 목적은 카피라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알고싶어서 였는데, 뜻밖에 '삶의 기록'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책'과 친해지려면 여러가지 노력이 필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 느낀다. 책이 아주 가까이에 있는 환경에서 자란 저자처럼, 나도 학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책을 가까이 했었다. 이 시기를 재미있게 보낸 덕분에 책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환경이 책 읽는 습관을 만들듯이, 책은 그 주인의 성향을 반영한다. 그 사람이 가진 책이 그 사람을 대변하는 경우를 적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책은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로 읽는다. 엄연히 말해서 '오독'이라 할 수 있지만, 제대로 말하면 '알맞게 읽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똑같은 책을 읽었다고 해서 똑같은 생각을 하진 않기에, 책읽는 사람과의 대화는 늘 즐겁다. 특히 소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우고 공감하는 과정이 독자마다 다양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어떤 날엔 엄마와 똑같은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는데, 서로 기억에 남는 부분과 드는 생각이 극명히 달랐다. 내가 읽은 책이 다른 사람들에겐 어떻게 읽혔는지 알게되는 건 항상 흥미롭다.



내가 나의 주인이 된다는 건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나의 결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애써 결함을 들출 필요는 없지만, 결함 속으로 매몰되지않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역시 똑같다. 평범하게 돌아가는 일상을 가만히 흘려보내다보면 어느새 나는 없다. 의식을 끈을 놓지 않고 항상 깨어있는 채로, 지금 여기서 행복해야한다. 나의 결함을 계속해서 미워하는 것 만큼이나 바보같은 짓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내가 있는 이 곳이 바로 가장 특별한 곳이라는 생각, 그 누구와도 다른 나의 모습이 특별하다는 생각, 쉽진 않겠지만 가장 빠르게 행복할 수 있는 방법임은 틀림없다.  



음악과, 여행

 저자는 음악과 나 사이에 생긴 결정적 순간은 평생 그 음악에 따라붙으며, 여행은 나만의 음악과 공간을 찾기위한 여정이라고 말한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음악에 따라붙는 결정적 순간'의 경험은 일상속에서 수없이 반복된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이 듣는 음악을 공유하면서 이 경험은 극대화된다. 그래서 난 음악에 따라붙는 것이 '순간'보다는 '사람'일 경우가 더 많았다. 그렇게 차곡히 쌓이는 플레이리스트는 나의 일상을 차지한 사람이 누구인지 가늠케한다. 비록 혼자만의 플레이리스트 일지라도.



카피라이터가 된다는 건

 카피라이터는 자꾸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하는 직업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광고대행사에서의 카피라이터는 더욱 그러하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단숨에 핵심에 도달하기도 하고, 잘 알지 못하기에 그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최선을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메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삶을 알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소설을 읽는 것이다. 소설 속 제 각각의 사람들의 인생을, 생각을 읽는 연습을 해야한다. 소설, 드라마, 웹툰 등 형태는 중요하지 않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감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은 쉽지만, 그들을 공감하게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그래서 카피라이터는 참 쉽지않은 직업임은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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