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막 길을 찾는 참이지만.
대강 보이는 길은 두 가지인듯싶어
불안한 길
덜 불안한 길
덜 불안한 길에는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고
하는 말들이 죄다 '여기에 그런 게 있었대'
인적 없고 발자국 몇 개 나있는 불안한 길에는
희끄무레해서 보이지도 않지만 아른거리는 뭔가가 보여
그게 빛인지 어둠인지 모르겠지만 거기서 살아 나온 몇몇들이
하는 말들에 나도 한 번 모험이나 떠나볼까 하는 마음인 거지
거기서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까
하지만 화두에 앞서 생존이 일 순위라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생존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나 생존은 내가 원하는 것인지 몸이 원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야
내가 생존을 원한다면 어떤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명분은 정의와 행복
저의엔 희생과 만족(역치.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게 절실히 공감됨)
둘 다 하기 싫은, 작은 고통에 앞으로의 고통이 두려운 나는 차라리 갈림길에서 주저앉을까 생각도 많이 하는데.
배부른 고민. 혹은 겁쟁이의 변명
하고 싶은 것만 해도 모자란 이 세상인데, 순진한 말이기도 하고.
내가 바라보는 인간의 조건은 공존, 미래지향
하지만 생존과 현재가 없다면 무의미한 말
그래서 공존이니 미래지향이니 불타서 떠들어봐야 당장 뭐 먹고살지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는 말이야
결국은 뭐 먹고살지 백날 고민하는데 그게 죽기보다 싫은 일이 될 것 같다는 예감.
이 똥 같은 많은 생각과 브레이크에도 변하지 않는 건 포기든 출정이든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도 없다는 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