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주일 전에 카카오페이지 담당자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내가 응모한 브런치북 꿈공의 '제가 공무원은 처음이라서요'가 <제7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특별상> 후보로 선정되었고 계약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담당자의 메일이었다. 상금 100만 원과 유료 연재의 기회도 준다니!. 계약 의사고 뭐고 행여라도 수상자 선정에 번복이 있을까 봐(?) 바로 답 메일을 썼다. 너무 고맙고 감사드린다고.
브런치북 프로젝트 특별상이라니!
브런치가 일보다 더 즐거웠다
브런치가 일보다 더 즐거웠다
물론, 오프라인 출판기회와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는 대상(호~~?)은 아니다. 대상이 아니어서 아쉽지 않냐고? 아니다. 정말 그런 생각은 조금도 안 해봤고, 그저 특별상에 너무나 기쁘고 감지덕지할 뿐이다. 브런치에는 내 글말고도 너무 좋고 의미있는 글들과 재능과 능력이 뛰어난 작가분들이 넘쳐난다. 글이 주업이 아닌 나와는 달리 글을 주업으로 삼는 분들도 많고 다양한 분야에서 깊은 성찰과 독특한 시선으로 주변을 풀어내는 '작가'분들이 너무 많다. 그러므로 대상은 과한 욕심임을 잘 안다.
상금은 아직 받지 못했지만!
특별상 수상으로도 너무 기쁜 나머지 나는 아직 상금도 수령하지 않았지만 동료 직원들에게 수상 소식을 알리고 커피 한잔씩을 돌렸다. 그동안 내 글에 간혹 본인들도 모르게 주연 혹은 조연으로 등장했던 분들이다. 글감을 제공해주기도 했고, 내 글을 읽어주기도 했고, 격려해주고 걱정하기도 했던 분들. 행여 내 부족한 글재주 때문에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친 것은 아닌 지 걱정되기도 한다.
대상이 아니어도 기쁘다~!
대상이 아니어도 기쁘다~!
2019년 2월 처음, 다음이 운영하는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알게 되어 그 미려한 디자인과 편리한 인터페이스에 반해 지난 1년 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쓰기가 본업이 아니고 '공무원'이란 생업이 있는 터에 자유롭게 글쓰기도 다소 어려웠고, 글을 쓸 시간을 확보하기도 매우 어려웠다. 퇴근 후에 사무실에 남아서 글을 쓰거나, 주말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컴퓨터 앞에 앉아야 했는데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 차오르는 갈증 같은 글쓰기 욕구는 나로 하여금 지난 1년간 꾸준히 브런치에 글을 쓰게 만들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브런치에 글을 쓰면서 나는 점점 브런치 글쓰기에 중독되었고, 알수없는 쾌감과 가슴벅찬 희열을 맛봤다. 가끔 내가 쓴 글이 다음 메인 화면에 소개되어 조회수가 폭발하거나 구독자의 반응이 폭증하는 경우에는 디지털 글쓰기의 경이로움과 폐해를 동시에 맛보기도 했다. 브런치 메인에 글이 소개되거나 추천글에 뽑히거나 추천작가에 선정되기도 하면 남모르게 우쭐해지기도 하고 하루종일 기분이 즐거웠다.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브런치
글쓰기의 즐거움을 알게 해준 브런치
브런치 글쓰기를 하면서 사실 나는 회사 생활보다 브런치가 즐거웠다. 스마트 폰의 작은 디스플레이 위에 디지털 이미지와 영상이 폭주하는 '4차 혁명'의 시대에 지극히 평면적이고 2차원적인 표현형식인 글쓰기로 이렇게 즐거울 수 있고, 독특한 자극을 얻을 수 있다는 게 놀라왔다. 글쓰기가 아니어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요즘에도 이렇게 묵묵히 글쓰기의 힘을 믿으며 글에 자신의 삶과 감정을 담아내는 '작가'들이 이렇게나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그리고 그 글로 자신들을 표현하는 존재들을 끌어내고 함께 연대할수 있도록 글쓰기 광장을 마련해준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에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모든 것들이 글이 된다
공무원 신분인 나는 주로 직장에서 내가 보고 느끼는 감정들과 생각을 담은 글들을 써 왔다. 달리 독특한 소재를 기획할 능력이 안되기도 하지만 내 일상에서 동료, 선배들과 함께 일하며 함께 느끼는 감정과 소회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렇게 담은 나와 우리의 일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고 싶었다. 공무원(난 '공공부문 노동자'라는 표현을 더 선호한다.) 직장인의 일상을 오해와 편견, 과장과 왜곡을 덜어내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그렇게 나의 일상을 다시 발견하고 해석하고 싶었다. 조금은 독특한 삶의 경로를 통해 '어쩌다 공무원'이 되었지만 지금 내가 살아가는 '공무원 조직' 내에서 깊은 의미와 보람을 찾고 싶었다.
브런치북의 레이아웃은 아름답다!
지난 1년여의 시간 동안 브런치 글쓰기를 통해 즐거웠고 행복했는데, 또 이렇게 브런치가 '특별상'이란 명목으로 내게 과분한 선물을 주었다. 브런치를 읽다보면 독특한 시선과 깊이 있는 성찰을 탁월한 글쏨씨로 풀어내는 정말 글을 잘쓰는 브런치 작가들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이번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도 그런 2,500여명 의 어마어마한 작가분들이 참가했다고 한다. 다시 한번 생각해봐도 내게 '특별상'의 영광이 주어진 것은 행운이다. 난 단지 글쓰기의 힘과 글쓰기가 주는 짜릿한 자극을 느낄줄 안다. 어쩌면 그것도 행운일지 모른다.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