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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나도 작가다>
공모전 당선 후기

오늘 ebs 라디오 방송국에서 녹음하고 왔습니다

by 트로츠뎀

지난 4월 경 EBS 라디오와 브런치가 콜라보로 기획한 '나도 작가다'에 응모했고, 나의 예감대로 공모전에 당선되어 오늘 녹음을 위해 ebs 방송국에서 다녀왔다. 이번 공모전은 '나의 시작, 나의 도전'이란 주제로 브런치 작가들이 쓴 글 중에 3회에 걸쳐 매회 20편씩 총 60편의 글을 뽑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준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당선된 글을 필자가 직접 ebs 라디오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낭독해서 녹음하고 팟캐스트 <팟빵>과 ebs 라디오 <오디오 천국>을 통해 방송한다는 것이다.


실제 방송분을 들으시려면,

https://youtu.be/FSlrE0vGdNs


공모전의 개요를 읽고 나서 나는 응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 이건 바로 나를 위한 공모전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고, 글을 쓰고 낭독하는 일이라니, 그리고 그 공모전 주제가 '나의 시작, 나의 도전'이라니 나를 위한 공모전이 아니고 무엇이랴. 하고 싶은 말들이 많았지만, 내가 쓴 글을 직접 방송국에서 녹음해서 방송할 기회를 준다니 주제는 이미 맘 속으로 정해져 있었다. 바로 나는 내가 공직생활에 첫발을 디디던 그해 겨울, 낭독의 즐거움을 발견한 그 기적 같은 순간에 대한 글을 단숨에 써나가기 시작했고, 브런치의 '발행' 버튼을 누르면서 동시에 당선을 예감(?)했다. 그리고 5월 29일 저녁, ebs 라디오 제작진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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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EBS 라디오부입니다.

1차 EBS '나도 작가다 X카카오 브런치 공모전' 나의 시작, 나의 도전 편의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정성스럽게 써주신 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당선된 글이 혹시 브런치북, 출판사 등에서 기존에 출판된 글이거나,
입상하신 적이 없는지 다시 한번 여쭤봅니다.
답 메일에 해당 여부 답변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당선된 글은 총 60명의 작가의 글로 엮어져 올해 말에 출판될 예정입니다.
출판이나 라디오 낭독 시 글의 길이, 비속어, 브랜드명 등에 대해 약간의 수정이 있을 수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또한 EBS 지상파 라디오 및 팟캐스트로 방송될 라디오 녹음 일정에 대해 말씀드립니다.
아래의 일정 중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적어 주세요.
녹음은 일산의 EBS 사옥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진행됩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한류월드로 281, 6층 라디오 스튜디오)
......
다시 한번 당선 축하드리며, 라디오 녹음 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예감이 그대로 적중하며 내 글이 1차 공모전 당선작으로 뽑힌 것이다. 1차 공모전에는 총 4,100 가량의 글이 응모했다고 한다. 그 많은 글들 중에 피디님이 '타이레놀 2알까지 먹고 눈알이 충혈되면서도 열심히 읽고' 뽑은 글 20편 중에 내 글도 포함되었던 것이다.


내가 쓴 글은 다음과 같다.



해서, 오늘 드디어 아내와 함께 일산의 ebs 라디오 스튜디오에 다녀왔다.

먼저 차를 주차하고 건물 정면으로 들어서면 ebs의 대표 히트작 펭수와 점박이가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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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하, 펭하~!




원래 예정 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해서 건물 앞에서 인증샷도 찍고,

펭수랑 사진도 찍고 놀며 조금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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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안내 데스크에서 방문증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한데.. 데스크에서 <나도 작가다> 오늘 출연자라고 말하는데 옆에 밀크 피디님과 앞 시간 대 출연자 분이 서 계셔서 인사를 나누고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제4녹음실로 갔다. 6층에 라디오 스튜디오 모습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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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녹음실도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과 비교해서도 결코 작지 않고 깨끗하고 쾌적했다. 몹시 부럽다. 결정적으로 이 큰 녹음실에서 피디님 혼자 근무한다는 점이다. 혼자서~~... 간부님들도 없이, 우리 같은 출연자만 상대하면 된다. 아 정말 부럽구나!~ 아내가 정말 정말 많이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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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에 즐비한 고가의 방송장비들. 몹시 탐난다. 아 몇 개만 훔쳐서 내 방에 갖다 설치하고 싶다. 그래서 내가 집에서 낭독하거나 유튜브 라이브 할 때 좀 써먹을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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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실 내부에도 이렇게 콘덴싱 마이크 여러 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여러 출연자가 동시에 줄연해서 방송하기도 하나 보다. 나도 언제 함 공동 출연해서 이다혜 기자님이나 이슬아 작가님하고 영화 이야기, 책 이야기도 나누고 싶다.




앞에 오신 분의 녹음이 끝나서 드디어 내 차례가 되어 녹음실에 들어가 앉아, 시크하신 피디님의 친절한 설명을 주의 깊게 들었다. 마이크 앞에 앉으면 긴장해서 속도가 빨라지게 되니까 유의하시고, 종이 출력물을 만지다 보면 소음이 들어갈 수 있으니 핸드폰으로 원고를 보시면서 낭독하되, 자연스럽게 아내에게 말하듯이 하면 된다고 하시길래 최대한 여유 있게 자연스럽게 낭독하려고 했는데 쉽진 않았다. 1차로 리허설할 때보다 그래도 2번째제대로 녹음할 때는 조금 긴장이 풀려 나름 잘 된 것 같은데 모르겠네..^^

1차 리허설하고 나서 피디님이 피드백을 해주시는데 정말 유익했다. 내겐 문장 중간에서 속도가 빨라진다는 점, 문장 끝에서 힘이 너무 빠져 끝에 단어가 명료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점 등등이었는데 역시 전문가의 손길과 감각이 느껴졌다. 이런 피드백을 매일 한 달만 받아봤으면 좋겠다. 나처럼 낭독을 좋아하고 낭독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제대로 발성하고 낭독하는 법을 알려주는 <낭독의 교실>이란 프로그램도 기획해 주심 좋겠다. 그래서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낭독의 달인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낭독의 즐거움과 기쁨을 사람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 어떨까. 피디님 이 글 읽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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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리허설이 끝나고 실제 녹음에 들어갔다. 큐사인에 맞춰 간단한 자기소개도 하고,,, 최대한 여유 있고 자연스럽게 읽으려 했지만 역시 집에서 혼자 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핸드폰을 한 손에 들고 하려니 다소 힘에 부치기도 하고 ㅠㅠ , 원고가 좀 길어서인지 눈도 피로해지고...ㅠㅠ 겨우겨우 녹음을 끝냈는데... 그래도 중간부터는 낭독의 희열을 다소나마 느낄 수 있었다. 한 번만 더 했으면 좀 더 잘할 수 있을 거 같다. 다음에 한번 더 불러주시면 좀 더 자연스럽게 잘할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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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을 마치고 아내와 기념촬영도 하고 정말 의미 있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른 기회가 또 있어서 꼭 다른 방송에도 출연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피디님 잘 편집해서 방송에 내보내 주세요^^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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