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만나고 싶어요

by 행복한꿈

'이게 뭐야'를 한참 외치고 다니던 시절 엄마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는가 싶더니 카톡 대화창 속 이모티콘에 반해 버린 모양이다. 하나 하나 누르다 말고 '이게 뭐야'라고 하는데 나도 모르게 '응. 친구야.'라고 말해 버렸는데 꿈이 마음 속에 이모티콘=친구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버렸나보다.


어느날 갑자기 잠자리에 누워 꿈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친구 어디있어?"

"응? 친구? 누구?"

"친구 많이~ 보고싶어."

"친구 많이? 내일 어린이집 가서 보자."


답답한 엄마는 꿈이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얼른 자고 어린이집에 가자고 말했는데 꿈이는 엄마 전화기를 찾아 누르기 시작했다.


"꿈이야, 얼른 자야지. 엄마 전화기 줘."

"친구 많이!'


엄마는 한참동안 꿈이가 왜 전화기를 달라고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고 안 자고 점점 똘망똘망해지는 아가로 인해 지치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계속 실랑이를 버리다가는 공룡엄마로 변하여 화를 낼 것 같아 마음을 가라앉히고자 남편에게 카톡을 보내고 있었는데 꿈이가 또 얼굴을 들이밀었다.


"우와~친구다!"


그제서야 꿈이가 만나고 싶어하는 친구가 무엇인지 감이 왔다.


"꿈이, 이 친구가 만나고 싶었어?"

"응. 친구 많이 보고 싶어."


어차피 지금 당장 잠들지 않을게 너무 분명하여 친구를 보여주기로 마음을 먹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엄마 의도대로 대화를 진행하기로 했다.


"엄마가 친구많이 보여줄게. 이 친구는 지금 뭐하고 있어요?"

"상자예요."

"맞아. 이 친구는 상자에서 나오고 있어요. 축하할 일이 있나봐요. 뿌뿌 소리가 나는 빨대를 불고 있는 것 같네."

"친구가 또 있어요."

"응. 이 친구는 이불을 덮고 있네. 왜 이불을 덮고 있지?"

"밤이가 왔어요. 쿨쿨 자러가요."

"맞아. 해님이 자러 가서 이 친구도 자러 간대. 꿈이도 잘 시간이에요."

"엉엉엉 울어요!"

"그러네. 이 친구는 울고 있네. 왜 우는거지?"

"장난감을 뺏어가요."

"친구가 장난감을 뺏겨서 울고 있는 것 같아? 꿈이도 어린이집에서 운 적 있어요?"


이런 식의 대화를 10분정도 해 주면 아가는 본인의 욕구가 채워졌기 때문에 순순히 잠이 드는데다가 엄마는 엄마대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을 건드는 대화를 이끌어 나갈 수가 있다. 다만, 대화가 너무 재미있어질 경우 아가는 극도로 흥분을 하여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그 덕분에 동생이 깨어 버리는 부작용이 생긴다. 그럼에도, 이모티콘을 활용한 대화, 추천한다. 표정과 관련된 어휘, 동작과 관련된 어휘를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며 그림카드에 비해 아가의 집중력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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