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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꿈 Dec 18. 2019

매일매일 손님초대

아기가 하나였을 땐 동네 엄마들과 교류가 거의 없었는데 둘이 되다보니 강제로 인싸가 되어버렸다. 어린이집 등하원시 눈인사만 겨우하던 과거의 나는 놀이터에서 자주 만나는 엄마들과 연락처도 나누고 집으로 초대도 하게 됐다.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사는것과는 거리가 멀어 집에 누군가 오는건 생각도 못했었던 내가 집이 돼지우리건 소우리건 간에 일단 만나면 손에손잡고 친구가 되어 초대를 하게 됐다.


서로의 집에 오고 가며 지속적으로 공동육아를 하고싶다면 지켜야할 룰이 있다.


첫째, 첫 초대 시 거창하게 준비하지 말 것.

손님맞이 한다고 하루종일 치워봤자 아기들 놀다보면 금방 지저분해질 뿐만 아니라 상대방 엄마 입장에선 부담스러워서 제대로 앉아있을 수가 없다. 매일보는 친구사이처럼 적당히 치워두고 적당히 준비해야 지속적인 모임을 가질 수 있다.


둘째, 아기들이 다툰다면 객관적인 입장에서 공정하게 대처할 것.

아기들은 계속 다투게 되어있다. 이상하게도 자꾸 특정 장난감을 두고 경쟁을 하고는 상대방이 하는걸 부러워한다. 이 때 너무 우리 애를 혼내도 상대방 입장에선 본인 아기 잘못을 너무 잘 알기에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누가 먼저 갖고 놀았어?'라고 물어 교통정리를 해 주든지 '한 번 씩 번갈아가며 갖고놀자.'와 같은 규칙을 세워 주며 논다면 아기들이 기다리는 법과 양보하는 법도 자연스레 배워갈 수 있다.


셋째, 시간계획을 잘 세울 것.

우리 아기는 5시정도에 저녁을 먹고 7시정도 잠잘 준비를 하기 때문에 다른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가 쉽지않다. 4시 하원 후 바로 놀기 시작하여 저녁식사+놀다가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은 시간에 헤어져야 한다. 너무 일찍 헤어지면 집에서 2차전을 해야 하고 너무 늦게 헤어지면 아이들 리듬도 깨질뿐더러 민폐가 따로 없다.


넷째, 장난감을 최대한 활용할 것.

아기들은 집이 아닌 다른 공간을 좋아하지만 놀 거리가 없다면 금방 실증을 내고 만다. 집에 있는 장난감 중 아기들이 관심을 보이는 장난감을 최대한 활용하자. 어차피 아수라장이라 이것저것 꺼내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다만 아기들이 밟고 미끄러지지않게 실증난 장난감은 그 때 그 때 치워두는게 중요하다.


다섯째, 헤어짐도 아름답게.

집에 갈 시간이 되면 아기들은 더 놀고 싶어서 난리가 난다. 나는 보통 서로의 장난감을 빌려주며 '다음에 돌려줄게.' 하는 인사를 하고 헤어지곤 하는데 가끔 아기가 그 장난감을 빌려줄 뜻이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땐 아기를 설득하기보다는 다른장난감으로 유도를 하거나 다음에 또 초대해줄게 혹은 간식을 쥐어준다. 강압적으로 헤어지거나 허락도 받지않고 장난감을 빌려주는건 아기들에게 나쁜 버릇만 만들어줄 뿐이다.


처음 우리 아기가 어린이집이 아닌 공간에서 다른 친구와 노는 모습을 보았을 때 아기의 행동 하나하나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무기력하게 장난감을 빼앗기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하는 행동을 보며 우리아기에게 문제가 있는건지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는데 놀다보니 아기에게 사회성도 생기고, 덕분에 동생도 형들과 신나게 어울리게 되어 혼자 둘을 보며 저녁내내 힘들어하던 것 보다 훨씬 수월해졌다. 어차피 차릴 저녁 여럿이 함께 먹으니 아기들도 평소보다 잘 먹고, 어차피 놀다 잘 것 아기들도 평소보다 활동적으로 놀고나니 잠도 더 잘 잔다. 더구나 엄마도 혼자 축 쳐진 표정으로 아기들과 씨름하는 게 아닌, 여러 아기들, 엄마들과 소통하니 생기가 생겨 아기를 재울 때까지도 체력이 남게 된다.


요즘 함께 한 아기는 늘 형 친구네 놀러가 놀다가 처음으로 자기 친구네 놀러왔다고 하는데 공부방에 갔다가 늦게 합류한 형이 의외로 우리집 장난감들을 재미있게 갖고 노는 모습을 보며 나이터울이 아주 크지않고서야 아들 둘은 무조건 공동육아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같아선 월화수목금 다 초대하고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하고 싶을 정도로 강력 추천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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