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귀엽고, 예쁘고, 웃기고, 고마운 너
14살 반의 노견과 함께 하는 일상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짠한 마음이 늘 가득차 있다.
자고 있으면 자는대로 짠하고,
집안을 어슬렁 거리면 어슬렁 거리는대로 짠하고,
밖에서 킁킁 거리며 냄새 맡는 모습도 짠하다.
짠하면 그만큼 더 잘해주면 될 것을
문제는 이 짠한 마음이 스스로를 겁주고 부정적으로 만든다는 것.
그래서 생각나는대로 적어본다.
에바의 귀엽고, 기특하고, 고마운 모습들을.
1. 어르신은 입맛이 까다롭지만 아직 먹성이 좋으시다.
2. 기억력도 좋으신 게, 산책다녀와서 먹는 간식은 절대 잊지 않고 독촉하신다. 맡겨놨나보다.
3. 그치만 먹기 싫을 때 똥고집도 여전하시다.
4. 그냥 서있는 것만으로도 힘들법 한데도, 산책 후 발닦기 때는 꽤나 잘 참아주신다.
5. 장이 짱짱하시다. 1일 4산책 4똥이 가능하다.
6. '나가고 싶다', '가기 싫다' 의사표현을 해준다.
7. 집에서 노즈워크 할 때는 간식을 다 못찾고 남기지만, 산책할 때는 담배꽁초를 기가 막히게 찾아 주워먹으려 한다 ^^ 게다가 이럴 땐 또 잽싸다 ^^
8. 짜증낼 때 보면 목소리가 아직 우렁차다. (목소리 늙은 건 안 비밀)
9. 그렇게 싫어하던 커피콩 가는 소리, 캡슐 커피 내리는 소리, 압력밥솥에서 취이익 하는 소리. 이제 다 못들어서 덕분에 주방일 할 때 아주 얌전하시다.
10. 근데 또 어떻게 알고 다같이 박수치며 생일축하 노래 부를 때는 같이 노래해준다.
11. 간헐적이나마 날 보면 꼬리를 흔들어 준다.
12. 장거리 여행이 능숙하다.
13. 어릴 땐 뽀뽀를 그렇게 싫어하더니, 요즘은 오히려 가끔 해준다.
14. 눈과 겨울을 너무 좋아한다.
15. 날마다 미모를 갱신한다 ^^
16. 잘 때 세상 천사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