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리의 이름은 너였다
한 계절이 지나고 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거리는 은은하게 젖어 있었다.
희미한 빛과 그림자가 번갈아 교차하는 그곳엔, 여전히 지나간 시간의 흔적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사람들은 매일 같이 무언가를 잃고 얻으며, 아무렇지 않게 또 하루를 살아갔다.
모모코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귓가에 닿는 겨울 바람 소리, 어딘가 먼 곳에서 들려오는 이름 모를 버스킹 연주, 스치는 이방인의 대화.
모든 것이 현실 같으면서도 한 발짝 비껴나 있는 듯했다.
‘서울.’
짧았던 머무름이 끝나고 돌아온 이곳은, 여전히 어제처럼 살아 숨 쉬고 있었다.
그럼에도 모모코는 알 수 있었다. 이 도시는 변해 있었다.
아니, 어쩌면 변한 것은 자신일지도 몰랐다.
류를 만났던 거리, 그와 함께 걷던 골목, 눈이 소복이 쌓였던 조그마한 공원.
그 모든 기억들이 아직 선명하게, 그러나 조심스럽게 가슴 한편에 쌓여 있었다.
『다시 올게.』
그때 류에게 속삭이듯 남겼던 마지막 인사.
모모코는 스스로도 믿지 못한 채 그 말을 내뱉었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이곳에 있었다.
가벼운 숨결로, 망설이듯, 그러나 분명히.
‘나는 지금, 그 약속을 지키러 온 거야.’
창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모모코는 작게 웃었다.
겨울의 문턱에서, 조용히 시작되는 두 번째 이야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