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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선 May 13. 2023

제10회 비건 페스티벌  

무해하고 아름다운 축제에 초대합니다.

'비건 Vegan'의 불모지와도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비거니즘 Veganism'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주제를 축제와 결합시킨 '비건 페스티벌 Vegan Festival '이 어느새 10회를 맞이했다. 이제 비건은 더 이상 유별난 소수의 문화가 아닐뿐더러 개인의 신념에 따른 가치 있는 생활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비건 인구도 10년 사이 10배가 늘었다고 하니 일상화로 가는 길목쯤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그 10년 사이에 우리가 사는 지구의 위기감은 한층 더 가속화되어 가는 중에 있다. 지난 50년 사이에 야생동물의 숫자가 3분의 2로 줄어들었고, 식물을 포함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숫자가 늘어가고 있다. 산업화 속의 육류 생산화의 카테고리로 인해 삼림과 밀림을 벌목한 대량 사육방식은 당면한 기후위기를 불러온 가장 시급한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렇듯 지구가 당면한 위기의 해결책을 말하며'비건'을 언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텐데 당사자인 우리 인간들은 대체로 느긋해 보이기만 한다.


제 10회 비건 페스티벌 포스터들


이번 제10회 비건 페스티벌의 주제는 '비건 이즈 뉴 노멀 Vegan is the new nomal'이다. 말 그대로 비건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가 않다는 뜻과, 동시에 비건이 일상이어도 된다는 메시지까지  담아낸 걸로 보인다. 14년 차 윤리적 비건으로서 비건이 일상이 되어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치지만 진지함에 위트까지 담아낸 멋진 슬로건이란 생각이 든다.  


코로나 이전의 비건 페스티벌에 참석해 '우리나라에 이런 축제가 있다고?' 맛있는 비건 먹을거리들을 골라먹고 공연 보며 신나게 즐긴 경험이 있다. '비욘드 미트'가 첫 출시된 직후, 곡물로 패티를 만든 비욘드 미트 버거 판매대 줄이 제일 길게 늘어서서 줄어들지 않던 광경도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이번 10회 비건페스티벌의 셀러 라인업도 대단하다. 우선은 최근 내가 완전 사랑에 빠진 비건 크로와상 샌드위치 전문점인 '비건이즈힙', 강남의 비건 피자 전문점인 '스타일 비건', 비건 베트남 요리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는 '란스 키친', 비건, 논비건 가릴 것 없이 한 번 먹으면 사족을 못쓰는 비건 초밥의 대가인 '에티컬 테이블'을 비롯해 그 유명한 '몽크스 부처'까지 나온다.


게다가 은근히 마니아층을 보유한 '나유타의 부엌' 마성의 아이스크림과 디저트를 자랑하는 '비건 카페 달냥'을 비롯 미처 언급하지 못한 곳까지 평소에 좋아하고 또 가고 싶은 곳 70여 업체가 대거 출현한다.


프로그램 또한 아기자기하고도 내실 있게 짜여 있다. 하와이 훌라춤 공연서부터, 다양한 싱어송라이터들의 연주와 공연, 요가 수련 프로그램까지 준비되어 있다. 필자도 요가수련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비건 요가 수련 워크숍을 진행하기로 했다.


2016년 첫 비건 페스티벌 때부터 지켜온 이 축제의 일관된 가치와 신념은 '무해한 축제'라는 것이다. 우선 '비건'으로서 생명을 착취한 식품과 물건을 취급하지 않는 것은 당연할 테고, 플라스틱 프리와 쓰레기의 최소화에도 중점을 둔다.


놀라운 건 이 축제에 참석하는 어느 누구도 주최 측의 이런 규칙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준비해 온 용기에 먹고 싶은 음식을 사서 편한 장소에서 담소를 나누며 먹은 후 설거지존에서 씻어서 에코백에 담는다. 텀블러는 필수, 각종 비건 라테며 커피 및 비건 음료를 플라스틱 컵 없이 마신다. 쇼핑한 물건들은 자신이 가져온 에코백에 담거나 혹시 준비 못했을 경우엔 주최 측에서 준비해 주는 생분해되는 비닐백에 담아 온다.

왼쪽 : 제 5회 비건 페, 포토존에서 필자 / 오른 쪽 : 비건 페 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내문

각자의 취향대로 차려입은 비건 패션을 보는 것도, 축제의 장에 흐르는 연주음악에 맞춰 가볍게 리듬을 타는 이들을 보는 것도 기분 좋은 볼거리이다.


사실 말로는 '축제'라는 이름을 붙인 채 행해지는 동물 학대의 장이 아직도 버젓이 열리는 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이를테면 인위적으로 물살이들을 가두어놓고 누가 누가 많이 잡나. 누가 누가 맨손으로 한 번에 때려잡나. 또는 여러 날 굶기거나 교묘한 스트레스로 극도의 흥분상태에 이르게 한 본래 순한 소들을, 후 한쪽이 죽을 때까지 싸움을 시키는 행위들 말이다. 그에 비해 비건 페스티벌은 실컷 즐기면서도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축제이다.


딱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벌써부터 설레는 기분이 든다. 아래는 비건 페스티벌 코리아의 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공식 안내글이다. 이런 축제가 있었다고? 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부디 참고하시길 바라며 아래에 소개해본다. 많은 논비건들이 참석하시면 더 좋을 것 같다.

“Vegan is the New Normal! 2023”

5월 20일, 21일 비건이 세계인의 기준점이 되길 바라며 열리는 Vegan is New Normal 제10회 비건 페스티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대만의 ‘No-meat Festival’과 동시 개최합니다. @nomeatfestival

ㅁ날짜: 2023년 5월 20일 토요일 11 AM -  6 PM & 5월 21일 일요일 11 AM -  5 PM

ㅁ장소: 서울혁신파크

ㅁ프로그램:

-비건음식과 비건제품 판매 및 체험부스 70팀
-공연
-<0원으로 사는 삶> 저자 강연
-비건요가워크숍
-비건식과 함께하는 타바타운동
-대만 비건 페스티벌 현장 모니터 화면 동시송출 및 인터뷰
ㅁ방문객 참가비: 무료
기후변화에 대한 걱정이 전 세계인의 걱정거리가 된 지 오래입니다. 세계인의 67%가 2030년에 가장 걱정되는 바를 기후위기로 꼽았습니다. 이렇듯 대부분의 인류가 기후위기와 지구의 파멸에 대해 걱정하고 있지만 우리의 실천이 그에 걸맞게 적절한가요? 지금 우리가 마주한 위기는 당장의 비건실천이 담보되어야 겨우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비건을 시작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더 이상 트렌드가 아닌 생활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든 동물들이 본래의 일상을 누리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Vegan is the New Normal!’

ㅁ포스터 디자인 @gyeongyeonhk  


* 비건 페스티벌 프로그램 참여방법 -> 인스타 @vegan_festival_korea 프로필 에 걸어놓은 링크 클릭 후 프로그램 신청서 작성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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