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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선 Aug 16. 2023

우리의 식생활 멸종을 부르다

지금 우리의 선택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불러올 수 있다.

장편 환경 다큐멘터리 '우리의 식생활, 멸종을 부르다'가
한국어 버전으로 나왔다.


경우에 따라 제목만으로도 식상해할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기대감을 갖는 이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내 경우도 반반이었다. 엊그제 그러니까 8월 14일부터 한국어 버전으로 나와 유튜브에 무료로 공개되기 시작했다는 정보를 전해 들을 때만 해도 말이다. '도미니언'과 '카우 스피라시'에 이어 동물들이 착취당하는 차마 보기 힘든 영상을 마주하겠구나 싶은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영상을 보고 나자 문득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인류가 처한'기후 위기'라는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열쇠를 찾기 위해 수많은 이들이 고군분투한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때론 신변의 위험을 감수했을 것만 같은 인터뷰들도 보였다. 이 영화의 감독 오트 브록웨이는 영상의 시작 즈음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난 4년간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람들이 직면한 생태학적 붕괴 위협의 냉혹한 현실을 촬영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생태계의 파괴를 빠르게 진행시키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해졌으며, 이것이 어떻게 우리를 구원할지 저희가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밝혀 놓은 '윤리적 비건 라이프 스타일 14년 차'라는 프로필 한 줄은 그저 개인의 성향일 뿐. 날마다 매 순간을 지구 위에 살며 소모하며 나는 과연 이 행성을 위해 무엇을 해왔고, 이 위기 앞에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짧지만 무거운 반성의 시간이 몰려왔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지구 환경 파괴와 온난화의 주된 요인을 과도한'가축생산'과 '수산업'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4년 동안 결코 만만치 않은 여건의 현장 곳곳을 발로 뛴 흔적들이 가득하다.


자본주의의 논리로 세상을 보는 힘 있는 정치가의 눈에 자연은 개발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보다 많은 고기 생산을 위해 지구의 유일한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 속 천혜의 밀림을 밀어버린다. 더 많은 가축을 기르기 위해, 가축이 먹을 콩을 재배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숲은 사라지는 중이라고 한다. 숲에 사는 동물들, 숲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원주민들의 삶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무섭고도 슬픈 일이다.


인간의 욕망으로 파괴되고 있는 곳은 바다도 예외가 아니었다. 육식은 멀리해도 생선은 먹어야 한다는 이들이 즐겨 찾는 수산물의 제조과정에 관한 취재도 충격적이었다.


완전한 식품으로 널리 알려진 '연어'의 생산과정은 '도미니언'의 폭력성보다 결코 덜하지 않다는 것도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우리의 식탁에 올라가는  연어는 대량 양식장을 통해서 생산되는 것들이 전부라 할 수 있다.


보다 많은 생산을 위해 독한 소독약을 뿌리고 비늘에 붙은 오염물질을 벗겨내기 위해 산 채로 화학 약품을 통과시킨 후 다시 물에 풀어놓는 방식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르웨이를 비롯한 서구의 양식장에서의 흔히 일어나는 일이었다.(다큐 영상 중 취재과정이 나옴)


그렇다. 우리가 보고 싶어 하지 않는 진실은 이토록 불편하다. 그냥 모르는 척하면 편해질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수은과 항생물질에 뒤덮인 채 냉동창고에 쌓인 생선들도 한 때는 바닷속을 유영했던 생명 들이었겠지? 먼바다 은밀하게 만들어놓은 양식장의 깊고 어두운 곳 썩은 생선들 사이에서 건져 올린 존재들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맛있게 먹으면 그만이지' 않냐고. 각종 TV먹방에서 소개하는 그것들을 모르는 척 맛있게 먹다 병들면 병원에 가면 그뿐, 누가 감히 내 삶의 방식을 왈가왈부하느냐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다큐멘터리가 지금 나왔다는 것은 우리 앞에 다가올 미래를 위해 꽤 긍정적인 신호라는 생각을 해 본다. 불편함 속에 가려져 몰랐던 진실을 알게 된다는 것은 중요하다. 진실을 알고 난 후 변할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불편한 진실을 알리고자 애쓰는 사람들, 이 다큐에 참여한 용기 있는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다큐에 참여하진 않았다 해도 이 위기의 시기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면, 움직임을 시작한다면, 그 또한 용기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참고로  이 영상은 보기 힘들 정도의 민감한 장면들이 포함되어있지 않음을 밝혀둔다.


영상의 말미에 비건 배우 임수정 씨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는데 어느 시 보다도 마음에 와닿아 옮겨 적어본다. 이 영화의 지향점과 결론을 잘 보여주고 있기에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치기로 한다. 부족한 이 소개의 글보다는 단 한 번이라도 이 영상을 보시라 권해드립니다.


지구는 우리 모두의 집입니다.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우리에게 달려있습니다.

우리가 같은 마음으로 함께 힘을 합친다면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음을 역사는 보여주었습니다.

모두 함께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우리 앞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있고,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 사진


<참고 보도자료>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를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이 작품은 미래 세대들이 현재의 우리 모두가 볼 수 있기를 바랄 영화이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디카프리오와 함께 주연으로 출연했던 '케이트 윈슬렛'은 이 영화의 제작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오리지널 버전의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한국어 내레이션은 비건 배우 임수정 씨가 맡았다. 또한 비건 환경보호 활동가로 널리 알려진 배우 임세미 씨가 홍보를 도와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장편 다큐멘터리 ‘우리의 식생활, 멸종을 부르다’는 그 누구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 숨겨진 문제에 대한 사실을 파헤쳐서 보여주는 강력한 영화입니다. 충격적인 과학적 데이터, 감동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시청자들은 아마존 열대우림의 깊은 곳부터 대만의 산악지역, 몽골 사막, 미국의 모래폭풍 지대, 노르웨이의 피요르드, 스코틀랜드 해안선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을 여행하게 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지구의 급변하는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원주민들의 가슴 아픈 증언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들과 과학 전문가들을 통해 우리 행성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또한, 육류, 가금류, 어패류, 유제품, 달걀과 같은 동물 제품이 기후 문제를 어떻게 촉진하는지 탐구하며, 식단을 바꾸는 작은 노력이 어떻게 이러한 압박을 줄이고 세계와 당신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지를 조명합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지구의 변화를 살펴봅니다. 세계적인 과학 전문가들의 증언과 함께 민족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청자들에게 일상의 먹거리 선택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줍니다.

제라드 웨더번-비숍 박사는 “20년 후 생물종의 손실이 지구의 생태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식단 변화가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합니다.

2021년 아마존 프라임, 애플 TV, VUDU 등에서 첫 공개된 이 다큐멘터리는 이제 유튜브에서 무료로 시청 가능합니다. 매월 26억 명이 시청하는 유튜브에서, 이 중요한 메시지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상 경력>

Environmental Media Awards - ★★★★★ 최고 다큐멘터리상
Cinema for Peace Awards - ★★★★★ 국제 녹색 영화상
BNP Paribas Green Film Festival - ★★★★★ 최고 장편 다큐멘터리상 및 관객상
Suncine Festival - ★★★★★ 특별 골든 선 상
Green Film Network - ★★★★★ 최고 장편 다큐멘터리상
Cinemare International Ocean Film Festival Kiel - ★★★★★ 독일 오션 필름 상 & 오션 보존상
Festival des Possibles - ★★★★★ 심사 위원상
The Global Sustainability Film Awards - ★★★★★ 다큐멘터리 영향상
New Delhi Film Festival - ★★★★★ 최고 장편 다큐멘터리상


배너 사진 출처 : 사단법인 유기농 문화센터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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