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하는 사람

by 에바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도, 하물며 겪은 사람도.


'그건 힘든 일도 아니야'

'남들은 잘만 견디잖아'

'뭘, 그 정도 일 가지고 그래'

쉽게 내뱉은 말이 모여 숨을 옥죈다.



'괴물은 태어나는 걸까, 만들어지는 걸까'라는 질문이 있을 때

불운한 환경에서 자란 범죄자가 나왔을 때

많은 이가 그런 환경에 처한 모든 이가 범죄자가 되지 않는다며

개인의 잘못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정당한 비난일까?

불운한 환경은 어쩌면 인간에겐 질병이다.

같은 감기에 걸렸다고 해도 병원 치료 없이 하루, 이틀 만에 낫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약을 먹어도 일주일을 앓는 사람이 있다.

병은 한 가지라도 치료법은 수십 가지가 될 수 있고

효과 또한 개인마다 다르다.

누군가에겐 의지할 사람이, 도움을 줄 사람이 곁에 있었을 수도 있다.

그조차 아니면 본래 태어나길 강직한 성정일 수도 있다.

그런 성정을 갖지 못하고 태어난 것은 개인의 잘못일까?


개인적으로 사연 있는 악역은 달갑지 않다.

악행에 명분을 만들어 주니까.

'이 사람이 이런 나쁜 짓을 저지른 이유가 다 있다니까' 하며 자꾸 공감하게 되고

악행에 대한 처분을 받을 때 안쓰러운 마음이 생기니

차라리 깔끔하게 쓰레기인 편이 속편 하다.

악역에까지 소모하는 감정이 아깝잖아.

허나, 세상에 100% 쓰레기가 어딨겠어.

사연 없는 사람 없다잖아.


그러니 병이 있다면 고쳐야 하지 않을까.

혼자 치료할 수 없는 질병을 키웠다면 누군가는 도움을 줘야 하지 않을까.

물론 재발 우려도 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니.


그러나 과거로, 이미 지나간 일로 한 사람을 판단하기에는

그 사람에게 남은 인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지 않을까?

참 하나 마나 한 이야기지만, 물론 병의 경중도 중요하다.

건강검진으로 초기에 발견한 사람과 말기에 증상이 악화된 사람은

엄연히 치료법도 치료 후 경과에도 차이가 있을 테니.

그럼에도 아주 낮은 생존율을 뚫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으니


타인에 대해

쉽게 말하지 않으면 좋겠다.

쉽게 말하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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