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두근두근 마케터 시작!
한국에서 디지털 마케팅 광고 대행사에 AE로 일했던 나는 정말 24시간이 모자른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통상적인 출근 시각은 10시 였지만, 퇴근 후에 개인 시간을 가져보기 위해 9시로 변경했음에도 내 퇴근시간은 변하지 않았다. 약속 있더라도 가까스로 6시에 퇴근을 하고, 일정이 끝나면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그 만큼 그 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일을 좋아하는 만큼 욕심이 생겼다. 더 넓은 곳에서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곳에서 마케팅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운 좋게 합격했던 회사는 한국 기업의 캐나다 법인이었는데, 첫 출근부터 '느림의 미학'을 배울 수 있었다. 인수인계 자료가 엑셀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처음 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쉽도록 서술되어 있었으며 무엇보다 인수인계 기간이 3주라는 게 정말 충격이었다. 어쩔 수 없이 한국에서의 경험과 자꾸 비교가 되었는데, 내게 인수인계는 보통 일주일 정도 였기 때문이다.
3주 간의 인수인계 동안 전임 마케터님은 산업의 기본적인 특성과 프로덕트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첫날은 캐나다 법인의 구조와 컨택 포인트들에 대해 인계를 받았고, 다음날부터 메인 업무부터 배우기 시작했는데 이 모든 과정이 빠르지 않고, 여유롭게 진행이 되었다. 해외이긴 해도 한국 기업이라서 빨리빨리에 대한 문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착각이었던 것 같다. 이것도 물론 회사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후에 면접 봤던 다른 한국 기업에서는 빨리빨리 문화가 있어 보였다)
특히 나는 출산휴가 대체자로 취업이 되었는데 직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마케터님 옆에서 어떤 식으로 업무를 하는지 보면서, 배울 것이 많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메일을 정말 꼼꼼하게 정리를 해주셨었는데 그 꼼꼼함 덕분에 혼자서 모르는 것이 생겼을 때도 히스토리를 찾기가 굉장히 수월했다. 최대한 복귀하셨을 때도 끊김이 없고 싶어서 최대한 메일 분류 기준을 따르려고 했고, 6개월 간 메일 정리하는 습관을 기른 결과 이제는 내 개인 메일함도 라벨링을 통해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게 됐다. 확실히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업무를 옆에서 바로 직관하는 건 매우매우 도움이 되는 일이었다.
그렇게 3주에 걸쳐서 탄탄하게 진행된 인수인계 덕분에, 나머지 기간 동안 큰 이슈 없이 업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업무를 하는 데 있어서 '여유'를 갖는 법을 배운 게 가장 소중하다. 이후에 혼자서 업무를 진행할 때도 무언가에 쫒기지 않고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고, 업무 시간에 공백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제품이나 마케팅 전략과 같은 시간이 오래걸리는 부분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었다. 세일즈나 CSR 쪽에서 잘 해결이 되지 않았던 문제들을 파악하고, 마케팅팀에서 도움을 주기도 하고 남는 시간에 세일즈와 더 많은 소통을 하며, 현지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떤 마케팅 활동들이 필요한지도 알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바쁘게 돌아가는 업무 환경이 양적인 성장을 하게 했다면(광고 소재 만드는 시간을 디자인팀과의 협업 방식을 개선하여 50%로 줄였던 사례가 있다), 캐나다에서의 여유로운 환경은 마케팅에 대해 질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나라에 있을 때는 몸집을 불리는 게, 양적인 성장이 전부라고 생각했었는데, 그 몸집을 단단하게 하는 것 역시 성장임을 캐나다에 와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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