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양 May 17. 2020

The Color of Life

[Modern Black : 024]

Modern Black : 024

아름아 안녕.

어제 오래간만에 네 모습 보니까 반갑더라. 

언제 결혼했어? 

남편분 훤칠하니 인상이 무척 좋더라고.

네 동생 부인도 작고 귀여운 아가씨였고.

그렇게 삼거리에서 딱 마주칠 줄 몰랐네.


그동안 꿈에서 본 네 모습은 중학생 시절의 

짧은 단발머리였어. 두어 달에 한번, 

잊힐 때쯤 가끔씩 내 꿈에 놀러 오는 

너를 볼 때마다 

내가 뭔가 불안하거나 잘 안될 때마다 

너는 말을 하지 않지만 위로해주고 

경고해주는 것 같았어.


그래서 어제 깜짝 놀랐어.

허리춤까지 기른 머리를 잘끈 묶고 검은 머리를

밝게 염색한 네 모습은 무척 밝아지고 

더 예뻐졌거든. 많이 성숙해졌더라.


네가 떠나고 난 후 우리가 알고 지냈던 시간만큼 오랜 세월이 지났지만, 

하늘로 떠난 너를 생각하며 삶에서 어떤 후회도 남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을 했어.


나는 이별이 두려웠어.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내야 하는 게. 

네가 가고 난 후 언젠가 떠날 사람들에게 나는 솔직하지 못했어. 

우리는 늘 잊고 살지만, 사람은 내가 오롯이 홀로 서 있을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는 거 같아.


무엇보다 오랜만에 너를 만나서 반가웠어.

나는 이제 괜찮아. 여기서 못다 한 꿈들 거기서 마음껏 누리고 있어.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릴게.


ⓒ 美量








작가의 이전글 The Color Of Lif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