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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Jul 03. 2022

족자카르타의 말리오보로 거리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는 한국과 비교해서 경제력이 약한 인도네시아에서도 가장 가난한 도시 중 하나이다. 그러나 역사적 유산이 풍부한 관광도시이자 경쟁력 있는 대학들이 많은 대학도시이다 보니 살아가는 환경이 그리 나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인도네시아의 평범한 거리와 도시의 상징인 Tugu
말리오보로 거리

족자카르타는 인도네시아에서 발리 다음으로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도시인데 도시의 동북쪽으로는 세계 최고의 힌두사원인 쁘람바난이, 도시의 서북쪽으로는 역시 세계 최대의 (대승) 불교사원인 보로부두르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족자카르타에서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거리가 바로 말리오보로 거리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종종 찾는 곳이기도 하다. 코로나가 심할 때는 한가했는데 최근에 갔을 때는 상당히 번잡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말리오보로 거리의 기념품점과 그 앞의 아들

기념품점들도 깔끔하고 레스토랑과 카페들도 분위기가 있다. 관광객들이 모이기에 적절한 거리이다. 근처에 왕궁도 있고 박물관들도 많아서 가벼운 관광을 즐기기 좋다.


신기하게도 한 달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는 동안 열어본 사진첩 족자카르타 풍경 이상하게 초라해 보인다. 몇 년 만에 한국의 거리 풍경을 다시 보고 나서 그 차이가 현실적으로 다가온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아내가 물건 하나를 고르는 동안 아이들은 밖에서 쥐를 쫒아다니고 있었다. 깔끔하게 정돈된 거리의 배수구에 생쥐 한 마리가 돌아다녔었나 보다. 그 쥐를 본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며 웃었었는데, 한국에서 다시 본 그 사진에선 아이들이 참 안쓰럽게 느껴지고 만다.  

말리오보로 몰에 위치한 카페의 테라스

지쳐서 잠깐 쉬느라고 카페에서 도넛과 커피를 마셨었다.  다음 달이면 다시 만나게 될 일상의 여유이다. 그저 여유로운 일상이라고 생각됐는데 한국에서의 일상을 경험하고 나니 왠지 이 또한 초라해 보인다.


사람은 그렇게 환경의 지배를 받는가 보다. 비교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가 보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것도 언제나 투쟁이니 말이다. 매일의 삶에 감사하는 것도 언제나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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