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동안 아내는, 백신을 하지 않은 아이들 때문에 공항에서 우여곡절을 겪느라 모든 것에 질려 버려, 다시 인도네시아로 돌아가기가 싫어졌다고 한다. 아이들 역시 한국 편의점과 마트를 들르고 호수공원에서 산책을 잠깐 하고 나니 계속 여기 살고 싶다고 난리다.
그저 기분 좋게 가족들을 만나고, 인사드릴 분들께 인사를 하고, 필요한 업무들을 보고 가뿐하게 돌아가려고 했는데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에 거주하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한국에 와서 인도네시아에서 찍었던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보고 있자니, 70년대를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현재의 삶을, 그리고 미래의 삶을 혼란하게 하는 번민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했지 않은가, 고국은 그렇게 우리 가족의 마음을 붙들고 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