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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Dec 01. 2021

자카르타에서 보내게 될 두 주

브카시에서 족자카르타로 이사하기 전, 자카르타에 두 주 동안 머무르기로 했다. 홈스쿨링을 하는 아이들의 학교 사무실이 자카르타 스망기에 있는데 기말고사는 학교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족자카르타로 넘어가는 비행기 티켓을 두 주 늦춰서 끊고 그 두 주 동안 머무를 아파트를 예약하고 결제까지 완료했다.

 

혹시나 해서 지난주에 확인차 연락을 하니 코로나 상황이 아직 계속되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기말고사를 본다고 했다. 친절하다. 일하는 방식은 늘 한국인들이 원하는 속도가 아니다. 분명 곧 연락 준다고 했는데, "곧"이라는 것이 성미 급한 한국인들 입장에서는 기다리기 힘든 시간이다. 심지어 기말고사 영어 인터뷰 일정도 시험 한 주 전에 줬다. 이사하는 날짜에 딱 맞춰서 말이다. 다들 친절하고 성품들이 좋으니 컴플레인을 하는 것도 어렵다. 늘 웃고 있으니 저절로 무장해제가 되는 것이다.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모든 게 바뀌어서 다시 이동이 금지될 수도 있으니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머리 아픈 일이 될 수도 있 노릇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인도네시아에선 인도네시아인들의 방식으로 살아야 하는 것이니 말이다. 감사한 건 이삿짐 차가 약속한 시간보다  한 시간밖에 안 늦었다는 것이다.  


숙소에 와보니 그래도 자카르에 두 주 있기로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시에 생동감이 있어 나도 에너지가 생기고 아이들 기분도 Up 되는 게 느껴진다. 뿔루잇(pluit)이라는 곳인데  자카르타 북부의 땅그랑과 안쫄 사이에 있는 중국계 인도네시아인 밀집 지역이다. 전체적인 분위기 중화권 느낌이다. 어 비앤비로 얻은 2 bed 아파트인데 세탁소며 과일가게, 공원과 카페, 식당들까지 주위에 없는 게 없다. 수영장과 헬스클럽, 테니스코트와 놀이터까지 있고 해변의 몰과도 연결되어 있는데 하루 숙박비는 한화 15,000원 정도 성비는 갑이라고 할 수 있겠다.



두 아이와 아내가 같이 기말고사를 보는 상황인데  분위기를 보니 다들 시험엔 관심이 없다. 시험 때문에 자카르타에 머물기로 한 건데 온통 놀 생각들 뿐이다. 그래도 이미 벌어진 일이니 어쩌겠는가? 놀이터와 수영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기말고사가 끝나면 자카르타 관광지 몇 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처에 꼬따 뚜아(Kota Tua, Old City)도 있고 망그로브 숲도 있다. 가 볼일이 없었던 모나스 타워도 있다. 그렇게 주위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시험도 끝날 것이고, 사진과 함께 추억도 쌓일 것이다. 틀어진 계획들 속에서 새롭게 마주할 일들이 기대가 되는  주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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