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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Dec 15. 2021

Bye, Pluit.

두 주가 뭐라고 벌써 정이 들었다. 한 번씩 들르는 것하고 두 주간 머무르는 것 하고는 느낌과 경험이 확실히 다르다. 자카르타에서 머무르는 느낌은 시골에서 상경해 서울 구경하는 느낌이었다. 그린베이( Greenbay)라는  아파트에서 머물렀는 연결된 몰과 수영장이 있어서 특별한 지출 없이도 휴가를 잘 즐길 수 있었다. 바닷가에는 천 원 내면 30분을 탈 수 있는 전동 킥보드가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도 만들어줄 수 있었고 뚜레쥬르가 있어서 앞으로 한동안 못 먹을 한국  빵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몰 입구에 코로나 검사소가 있어서 비행기를 타기 전 미리 아이들은 PCR 검사를, 우리 부부는 Rapid Test를 했다. 지인분들이 마지막으로 얼굴 본다고 오셔서 한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아이들도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수영을 하고, 아내 역시 온라인 시험을 마치고 나니 이제 짐 싸고 갈 일만 남았다.


더운 곳이라 결국엔 몰에 갈 일이 않은데 열대지방이슬람 국가에서 느끼는 크리스마스 분위기특별했다. 이슬람 명절인 르바란의 분위기는 인도네시아 전역에서 느낄 수 있지만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주로 대도시의 몰에서만 느낄 수 있다. 그래도 몰에서 보고 듣는 크리스마스트리와 캐럴로 마음이 좋았다.


자카르타 북부의 쁠루잇(Pluit)에서 그렇게 두 주를 보내고 이제 족자카르타로 떠난다. 사람들은 작별하는 것을 서운해 하지만 결국 또 다른 만남에 대한 기대가 오히려 크기 때문에 서운함을 금방 잊기 마련이라고 누군가 말했었는데 충분히 공감이 간다.


나 역시 이 도시와 작별하면서 또 다른 도시에 첫발을 내디딜 텐데 약간의 두려움은 더 큰 기대가 이겨내게 할 것이고, 생기는 문제들은 그저 귀한 배움이 될 것이다. 자카르타의 쁠루잇과 bye, 하고 작별하고 나면 몇 시간 뒤에 족자카르타의 슬레만과 hi, 하고 인사할 것이다. 그렇게 과거는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기분 좋은 미래를 마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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