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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Dec 24. 2021

열국의 크리스마스

덥고 비가 많이 오는 계절의 크리스마스. 몰에 가지 않으면 크리스마스 인지도 모를 정도로 크리스마스가 아무 날도 아닌 곳에 살고 있다. 무언가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인지 아내는 전구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어 창에 붙여 놓았다. 


그래도 허전하다.


생각해보니 나의 소중한 것들이 다른 이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면 다른 이의 소중한 것들에 대해서 나도 역시 사소하게 여기곤 했었으리라.


세상이 삭막해지고, 사람들이 외로워지는 건 결국 자신의 것과 타인의 것이 가지는 가치의 차이를 너무 크게 벌려버린 것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 결국 이기적이라는 사실, 관계성 또한 이기적인 동기에서 시작된다는 의견에 대해서 깔끔하게 반박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세상이기도 하다.


그래도 어둠 속에 찾아오는 밝은 희망의 성탄이 아닌가? 다 괜찮아지기를, 이젠 평화로워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그저 나의 일일 것이다. 종교도, 교회도, 그리스도도 더 이상 도구가 되는 일이 없기를, 내 삶에서도 꼭 그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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