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글들과 함께 지리, 역사, 언어, 민족, 종교 등 인도네시아에 대한 간략한 정보들을 브런치에 올리는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오래 거주한 것은 아니지만 브런치 검색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찾는 분도 있겠다, 생각하여 살면서 느끼고 경험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의 교통상황에 대해 간단히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나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통에 있어서 기본적으로 항공과 해운이 중요하다. 인구밀집지역은 주로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이기 때문에 도로나 철도 등도 그 외의 지역은 좋지 못하다. 이곳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은 주로 섬과 섬 사이를 오갈 때는 항공을 그 외의 지역을 이동할 때는 자차 혹은 회사차로 기사를 대동하여 이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편은 회사 차량과 회사 기사, 부인은 개인차량과 개인기사를 통해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차량을 렌트할 경우에는 운전기사가 포함된다. 한국의 운전 면허증과 국제면허증은 통용되지 않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에서는 운전면허증을 별도로 발급받아야 하며 오토바이를 운전할 경우에도 별도의 오토바이 면허를 발급받아야 한다. (자동차 운전면허로 오토바이 운전은 가능하지 않다).기사분을 고용하는 비용이 많이 들지는 않고 주유비도 한국의 절반 이하 가격이지만 보험료와 세금은 조금 싸거나 비슷한 수준이고 차량 가격은 오히려 비싼 편이다.
항공
한국과의 항공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가루다 항공이 있다. 동남아시아 중에선 한국과의 거리가장 먼 지역이기 때문에 저가항공이 취항하지 않는다. 자카르타 근처 땅그랑의 수카르노-하타 국제공항과 발리의 주도 덴파사르에 있는 응우라 라이 국제공항에 직항 편이 있다. 가격이나 서비스에서는 세 항공사 모두 큰 차이가 없지만 교민들은 출발 및 도착 시간이 좋은 대한항공을 선호한다. 큰 도시들엔 주로 국제공항이 있는데 싱가포르나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로 가는 항공편이 있을 경우 자카르타나 발리를 통하지 않고 싱가포르나 쿠알라룸푸르에서 환승하는 경우도 있다. 인도네시아 내의 국내선은 가루다 항공 외에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라이언에어(유럽의 Ryan Air 와는 다른 Lion Air로 몇 해 전 보잉기가 자카르타 북부 자바해에 추락했었다.), 시티링크(가루다 항공 자회사), 스리위자야 항공, 바틱 에어(Batik Air) 등이 있으며 항공권 가격은 거리에 비해 비싸지 않다. 국내선은 가루다항공, 에어아시아 인도네시아, 시티링크를 이용해 봤는데,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열차
한 번도 이용해 보지 않았지만 자바지역주요 도시에서는 이용이 가능하다. 자카르타, 반둥, 족자카르타, 수라바야, 스마랑 등의 지역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데 가격이 저렴하진 않다. 저렴한 티켓으로 이동하고자 한다면 항공권보다는 훨씬 싸게 구입할 수 있겠지만 한국분들의 경우엔 아마도 항공권과 큰 차이가 없는 가격의 프리미엄 좌석을 구입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서 열차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을 거의 만난 적이 없다. 아이들이 백신 접종을 안 한 관계로 항공기 탑승이 어려워서 기차와 버스를 알아본 적이 있는데 프리미엄 좌석은 상당히 좋고 요금은 항공편보다 약간 싼 수준이다. 자카르타에서 반둥 쪽으로 넘어가는 고속도로에서 옆으로 지나는 철로를 바라보면 상당히 아찔하면서 아름다운데 관광을 겸해서 타는 것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박
수마트라에서 자바로, 혹은 자바에서 발리로 이동하는 분들이 차량을 가지고 움직일 경우 페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 자바가 크지 않은 섬이지만 서부의 자카르타 지역에서 발리로 연결되는 동부의 끝부분까지 가려면 10시간 이상을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페리를 이용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재미 삼아 남자분들끼리 운전해서 발리를 다녀오는 경우가 있는데 브로모산이나 족자카르타 등을 관광하면서 발리까지 이동한다면 비용 대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현명한 방법이다. 자카르타에서 수라바야까지의 고속도로는 한국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잘 되어 있다. 다만 통행료가 한국과 다를 바가 없거나 더 비싸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명이 움직일 때만 경제적인 방법일 것이다. 슐라웨시나 깔리만딴으로 운행하는 페리도 자바 동부의 수라바야에 있지만 역시 한국인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 것 같다. 자카르타 북부의 관광지인 스리부 아일랜드로 2시간 정도 페리를 타고 여행하는 경우는 많이 있다. 싱가포르 아래에 있는 바탐 섬까지 페리로 이동해서 싱가포르를 여행하는 경우도 있다.
버스
버스 회사 홈페이지를 보니 장거리 버스는 깨끗하고 편하게 되어 있다. 자카르타에서 발리까지 가는 노선도 있다. 화장실이 있는 2층 버스로 거의 누워서 갈 수 있는 좌석이며 1회용 슬리퍼와 물, 차 등도 준비되어 있고 중간에 휴게소에서 쉴 때 무료 식사까지 제공한다. 요금은 역시 항공편보다 약간 저렴한 수준이다. 자카르타에서 시내버스는 한 번 타봤는데 한국과 거의 비슷하다. e-money라고 부르는 충전용 교통카드로 결제하고 정류장마다 방송도 해준다. 만디리, BCA, BRI 등의 은행들이 교통카드를 발급하는데 편의점에서 사고 충전할 수 있으며 주차장, 고속도로 톨 요금, 버스요금 등으로 사용할 수 있다.
택시(bluebird 등)
블루버드, 실버버드 등으로 등급이 나눠져 있는데 지나가다 탈 수도 있고 별도의 앱으로 호출할 수도 있다. 도시마다 회사가 다른 건지 족자카르타에 이사 오고 보니 그냥 택시(Teksi)라고 쓰여 있는 차가 왔었다.
그랩(Grab)/고젝(Gojek)
사실상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대중교통으로 그랩이나 고젝을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버스나 기차 선박 등은 거주지를 기준으로 이용할 수 있는 한계가 많기 때문에 우버와 같은 개념인 두 브랜드의 차량 호출서비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내가 사는 곳도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선 도보로 40분을 걸어 나가야지 가능하다. 사실상 대중교통이 없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그랩이나 고젝이 없으면 그대로 발이 묶여 버린다. 그랩은 말레이시아, 고젝은 인도네시아 업체다. 별도의 결제시스템도 갖추고 있는데 그랩은 리뽀 그룹의 오포(OVO) 서비스를 통해, 고젝은 자체 페이 시스템인 Gopay를 통해 결제할 수 있다. 그랩은 공항에서도 이용 가능한데 공항에 따라 그랩/고젝을 위한 카운터가 별도로 있는 경우가 있다. 족자카르타 국제공항에서 그랩을 부른 적이 있는데 앱으로 호출한 다음 카운터에 이야기하니 차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고 짐을 차에 실어주었다. 차를 부를 때 인원이 많거나 짐이 있다면 6인승 차량을 선택하면 된다. 도요타의 기장(Kijang , Innova)이나 아반자(Avanza) 정도의 차량이 오기 때문에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가끔은 오토바이를 타는 경우가 있다. 오토바이를 호출할 경우엔 차량을 부르는 경우보다 대략 40% 정도 저렴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얼마 전 열쇠를 복사하기 위해 길에 있는 열쇠가게를 찾아간 적이 있는데 오토바이를 불러서 약 1-2킬로미터를 이동하는데 한국돈으로 1000원 정도를 결제했다.
앙곳(Angkot)
마을버스 정도 느낌인데 다마스 크기의 차량이 일정한 루트를 왕복 운행한다. 꼭 정류장에서 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손을 들면 세우기도 하고 내려달라면 내려주기도 한다. 정확한 요금도 모르겠다. 몇 번 타본 적이 있는데 얼마를 내야 하는지 정확하게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그냥 주면 또 그대로 받는다. 같은 구간을 가면서 한국돈으로 200원을 낸 적도 있고 500원을 낸 적도 있다. 더 내라고 한 적도 없고 거슬러 준 적도 없다.
오젝(Ojek)
길에서 잡는 오토바이를 오젝이라고 부른다. 아마도 고젝이 오젝에서 착안해서 이름을 붙인 것 같다. 그랩이나 고젝처럼 앱으로 호출할 수도 있지만 길에서 손을 들면 서기도 한다. 요즘엔 오젝 기사들이 전부 그랩이나 고젝 서비스에 합류한 것 같다. 일정한 시간에 오토바이를 불러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집에서 7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학교까지의 그랩 요금을 앱으로 찍어보니 차량으로는 40,000루피아 오토바이로는 21,000루피아가 나온다. 학교에 갈 일이 있으면 그냥 오토바이를 부를까, 하고 고민하는 중이다. 좀 위험하지만 차로 가는 것보다 싸기도 하고 훨씬 빠르게 갈 수 있다.
베짝(Becak)/마차 등
관광지에서 볼 수 있는 베짝이나 마차는 교통수단으론 이용이 불가할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 교통수단으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발리의 꾸따나 족자의 말리오보로 같은 곳에서는 30분 정도 코스로 도는 경우가 있는데 중간에 필요한 목적지에 내려서 관광을 하거나 식사를 하고 다른 교통수단으로 바꿔 타도 된다. 물론 비용을 지불하면 밖에서 기다려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