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회사에서 누군가와 마주칠 때마다 신입은 먼저 인사를 건넸다. 웃으며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신입이 누구인지 모르는지 아니면 만사가 귀찮은 건지 인사를 받아주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깍듯이 인사를 했는데 빤히 쳐다보고 쌩 지나가거나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무시하는 사람을 만날 때면 신입은 속에서 욱하고 올라오는 것을 조용히 삼킬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인사 한 번 받아주는 게 그렇게 어렵나? 아무리 자기보다 어리고 직급이 낮다고 해도 인사를 하면 받아주는 게 기본 예의 아닌가?'
민망함과 분노가 섞여 부글부글 끓는 마음을 속으로 삭이는 게 일상이 되어가던 어느 날, 자신보다 일찍 직장생활을 시작한 아는 언니를 붙잡고 하소연을 시작했다.
"언니, 회사에서 내가 먼저 인사해도 무시하고 그냥 지나가는 경우가 있거든. 인사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몰라. 그럴 때마다 진짜 상처받아."
유치한 투정 같아 쑥스럽기도 했지만, 분이 풀리지 않아 더 유치한 말을 해버렸다.
"앞으로는 인사 잘 받아주는 사람한테만 인사하고 안 받아주는 사람한테는 나도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까 봐!"
가만히 듣고 있던 언니가 웃으며 이야기했다.
"야, 회사 다니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 인사했는데 무시하고 지나가면 그냥 '내가 인사하는 거 못 봤나 보다'하고 넘어가면 돼. 그런 것까지 맘속에 담고 끙끙 앓으면 상대방은 알지도 못할 텐데, 너만 손해잖아."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씩씩거리는 신입을 보고 언니는 말을 이어나갔다.
"그리고 회사생활 3년 해보니까 일관성 있게 행동하는 게 정말 중요하더라. 누가 뭐라 하든 네가 계속 꿋꿋하게 인사하고 다니잖아? 그럼 넌 다른 사람한테 인사성 바른 씩씩한 직원이라는 인상을 주게 되겠지. 그런데 몇 달 동안 정말 열심히 인사하고 다니다가 어느 순간부터 안 하면 어떻게 되겠어?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걸. '처음에는 씩씩하게 인사 잘하고 다니더니, 이제는 본 척도 안 하네'라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모든 사람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다니면 넌 회사 내에서 최고로 인사성 바른 직원이 될 수도 있어. 몇 년간 꾸준히 인사 잘 하고 다니는 게 어쩌면 다른 어떤 능력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지금 그대로 열심히 인사 잘하고 다니라는 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이야."
신입은 초심으로 돌아가 만나는 사람마다 열심히 인사를 건넸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부정적인 해석을 덧붙이지 않고 '그럴 수도 있지 뭐'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려고 노력했다. 자신도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기분 나쁜 행동은 애초에 마음에 담지 말고, 스치듯 지나간 작은 미소와 상냥한 행동만 기억하기로 했다. 신입은 환하게 웃으며 화답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끼며 오늘도 꿋꿋하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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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언니의 조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