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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Mar 08. 2021

You. Rain

#그대. 비

비가 내린다

마침내 그대가 내린다

나를 적시고

땅을 적시는

방울방울 고이고이 내린다


비가 온다

마침내 그대가 온다

나를 울리고

땅을 울렸던

내 맘 몰라 야속했던 그대가 다시 온다


빗물인가 눈물인가

눈물인가 빗물인가


내게 와서 또 나를 흔들고 가는 그대가

괜스레 와서 또 울리고 가는 그대가  

 걷는 모든 길을

내 닿는 모든 곳을

가리 운다 적시 운다


봄비처럼 왔다 겨울비처럼 간

따뜻하고 차가운 그대, 다시 그대가

미처 닫지 못한 창틈 새로

어른어른 스며든다 


- D. Woo - 




며칠 전 비 오던 날 급히 갈무리해 두었던 글이다.


봄비가 왔다. 

가만히 일어나는 봄기운을 직감한 나무들은 

최선을 다해 노랗고 빨간 팝콘 같은 꽃들을 피워내기 시작했다. 

하얀 눈 소복했던 앙상한 나뭇가지에 꽃이 먼저 피었다.  

아!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렸던 건가.

어지간히도 급했다.

나무는 여리고 고운 잎 내밀기 전 연약한 꽃 봉오리부터 들이댔다. 

그런데 그게 꼭 누구의 마음을 닮았다. 



문득 아직 멀리 있는 그대가 떠올랐다.

긴 겨울만큼 헤어짐의 날들이 길기만 한 사람이 터트려졌다.

    

그대 먼길 오는 날

우리 다시 만나는 날

마침내 봄이 오는 날 

나는 그대에게 꽃으로 피워지겠다. 

계절이 어떠하든 

그대에게 철없는 첫 봄으로 뛰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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