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청연 Feb 11. 2021

사진

#순간을 영원으로

사진


사진을 찍습니다 


다시없을 순간을 담습니다

생생한 호흡을 담습니다 

불가능한 영원을 넘봅니다 


우리는 살아갑니다 

그 사진 속에서 

그 기억 속에서 

두 번 다시없을 시간을 여행하며

짧은 호흡 긴 호흡을 반복하며

긴장과 셀렘의 롤러코스터를 타고 살아왔습니다 


사진을 봅니다


혼탁한 기억을 휘휘 저어 기어이 추억을 건저 냅니다

빛이 바랜, 낡고 헤어진, 찢어진 조각 사진에서 

살아온 모든 날을 생생히 봅니다


우리는 그렇게 살아갑니다

불완전한 세상에 더 불완전한 존재로서 잠시 머물다 갑니다 

완벽했던 미소조차 완벽했던 순간 조차 불완전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했습니다 


웃는 날 보다 우는 날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맑은 날 보다 흐린 날이 더 잦았던 것 같은데 

불완전한 인생이란 필름에 담긴 사진은 왜 그리도 아름답습니까? 


다시 카메라를 들어봅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훗날 추억이 될 사진을 함부로 찍어봅니다 

단편 인생이란 한정된 필름이 아까워 더 많이 찍어보려 합니다  

모든 순간들을 담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모든 순간을 살고자 합니다


눈물도 웃음도 담습니다 

기쁨도 슬픔도 담습니다

나와 우리를 담습니다

보정 없이도 충분히 아름다울 

날것 그대로의 오늘을 담습니다



 *사진 : 다비드가레자 가는길(In  Georgia) / D. 우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 그 닮아가는 예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