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거인에게 묻다. 듣다
1부. 성장통 - 카자흐스탄 편.
< 모든 성장에는 성장통이 있다. - 니체 - >
2장. 거인에게 묻다. 듣다. (6/6)
우리가 심켄트로 이민 왔을 때 이곳에 상주하는 한국 교민은 채 15가구 정도 되지 않았다. 주로 개인 사업가, 기업 주재원, 선교사 그리고 비정부기구 NGO에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었다. 길게는 20년도 넘게 짧게는 우리보다 조금 떠 일찍 이주해 와서 살고 계신 분들에게는 전설 같은 사연이 참 많았다. 특히 치안 문제가 그랬다.
어떤 분은 강도를 당해 상해를 입기도 했다. 지금은 그들이 첫발을 디뎠을 때에 비하면 안전하고, 발전한 카자흐스탄에 온 거라고 하셨다.
지금이 월등히 좋아진 여건이라면, 그때는 어땠을까?
한번 당하면 또 당할 확률이 외려 높다
지금은 치안이 전체적으로는 괜찮은 편이라는데 여전히 절도나 강도 사건이 종종 들려왔다. 어떤 교민은 외출을 다녀온 사이 빈집털이를 절도 사건을 당했는데, 신고한다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그냥 잃어버린 셈 치고 지나갔다고 하셨다. 다만 불안해서 집 열쇠를 가장 튼튼 걸로 바꾸고 창문에 쇠창살을 달았는데,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도둑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는 가족들이 집 안에 있을 때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숨죽여 안전하게 지나가기만을 바랐다는데, 다행히 튼튼하게 바꿔둔 열쇠를 열지 못해 집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그냥 돌아갔다고 했다. 그때부터 마당에 큰 개를 키우기 시작하셨다고 했다. 단독주택에 사는 대부분의 교민과 현지인들은 무시무시한 대형견을 키웠다.
그분은 안전을 위해 우리도 꼭 큰 개를 기르기를 권하셨다. 기왕이면 두 마리 키우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도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아주 무섭고, 귀여운 '아메리칸 핏 불 American pit bull'이란 녀석으로!
그대의 바퀴는 안녕하신지?
어떤 교민은 자가용을 집 앞 공터에 밤새 세워 두었었는데, 아침에 출근하러 나와 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절도범이 밤사이 앞뒤 바퀴 네 개를 몽땅 훔쳐 간 것이었다! 바퀴 대신에 힘겹게 자동차 네 축을 받치고 있는 벽돌들만 있었다고...
얼마나 당황스러웠을까? 나중에 차를 사게 되면 반드시 안전한 집 안 마당 안에 세워 두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대의 번호판은 어디에?
어떤 분은 자동차 번호판을 절도당했는데, 차 앞 유리에 번호판을 가져간 범인이 당당하게 메모지를 꽂아 두었다고 했다.
번호판을 되찾으려면, 이 번호로 연락하시오!
듣고 있자니 기가 막혀 실소가 터졌다. 차량 번호판 '인질극'인가?
"그래서, 다시 찾으셨나요?"
"너무 많은 돈을 요구해서 결국은 포기했습니다. 새로 번호를 받는 게 빠르겠더라고요..."
경찰이 돕긴 했지만 이방인에게 호의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를 바라는 것은 욕심인 듯했다.
다행히 지금은 그들이 지나온 시절보다 치안이 많이 좋아졌다. 카자흐스탄은 구소련(CIS) 국가들 중에서도 치안이 좋은 편이라고는 하지만 방문자나 여행객은 항상 각별히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어떤 이는 좋다고 또 어떤 이는 불안하다고 하는 치안상황이니, 애매한 상황에서 각자의 안전은 스스로 챙겨야 한다.
안전한 카자흐스탄 방문과 여행을 위한 조언
하나. 혼자보다 둘이 좋다.
* 항상 둘 이상 다니는 게 좋다. 실제 한국 교민이 납치된 사건이 있었음.
* 위급 시 도움을 청하는 러시아어 ‘빠마기쪠! (Помогите!-Help me!)’를 반드시 기억하자.
둘. 다수의 군중이 모인 곳은 피하라.
알 수 없는 이유로 군중이 모여 있는 곳, 데모 / 대규모 집회 등이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 특히 다민족 국가라 민족끼리 집단 패싸움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 불법 총기 소지자들도 있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 간혹 총격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다.
(‘분노의 총구’는 그 방향을 가리지 않는다.)
셋. 여권(입국 시 작성한 입국 카드 포함)은 항상 소지하라.
* 경찰이나, 보안요원들이 언제든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즉시 신분이 확인되지 않으면 곤혹을 치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예기치 못한 여권 분실에 대비해 여권 사본을 따로 휴대하는 것이 좋다.
넷. 무단 포교자는 즉시 체포, 추방될 수 있으니 주의하라.
* 헌법상 종교의 자유는 있으나, 허가되지 않은 포교 활동은 금한다.
* 이슬람, 기독교 등 기타 어떤 종교를 불문하고 포교 활동은 적극 감시한다.
* 특히, 미성년자에 대한 무단 포교는 더욱 엄중히 단속, 처벌하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주 카자흐스탄 대사관 긴급연락처 >
1 지역 : 누르술탄 및 카자흐스탄 동부 서부 북부 : +7-705-757-9922
2 지역 : 알마티, 잠블, 남카자흐스탄, 크질오르다, 심켄트 : +7-777-705-6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