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다
누구는 재산이 있다
누구는 명예가 있다
누구는 사람이 있다
그래
내겐 없는 것들이
그들에겐 많은 이유로
그래
네겐 적은 것들이
그들에겐 충분한 이유로
가끔은 흔들렸다
그래 지조 없는 바람 갈대처럼 흔들렸다
왜 아니겠는가?
왜 그렇지 않겠는가?
하! 한 숨인지, 헛 웃음지 터지면
허! 허탈한 공백이 잠시 온다
한데, 왜 난 여전히 살만한가?
한데, 왜 난 그토록 행복한가?
웃기지 않은가?
참 희한하지 않은가?
아, 그러고 보니
내겐 사랑이 있었다
날마다 다시 설레는 그대가 있다
오늘 더없이 아름다운 우리가 있다
밋밋한 십자화 들꽃 같은
소박한 민들레 짙은 노랑 같은 그대가 있다
수많은 계절이 이미 스쳐간
여전히 남은 계절이 잔주름 사이로 스쳐갈
하릴없이 오직 사랑으로 남을 우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