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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연 Jan 31. 2021

괜찮아 청춘아

바람 같은 생.

잘살고 못살고 가 어디 있나?

그저 오늘 하루를 

오늘 하루만이라도 살아낸 것이 더 중하지 않은가?


멀리 가지 못했어도

한걸음 만이라도 

아니 반걸음만이라도 나아갔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였으리라.


울어라 소년아

그러나 포기는 마라.

불어라 바람아

나는 더 맞서 우뚝 서리라.

퍼부어라 비야

네가 있어 생명도 있지 않겠느냐?


노래를 불러라.

애가(哀歌)와 송가(頌歌)를 불러라.

희망을 노래하라.


나는 오늘을 살겠다.

그저 하루만 살겠다.


오늘은 

내일이 기억하는 가장 아름다웠던 날이 되리니

그 한 날이 되리니...  


- '21. 1. 31 마지막을 바라보며 

                                     다니엘 우 - 





지난 3개월은 참 바쁘게 살았다. 사실 더 바쁘게 살고 싶기도 했지만 짧은 시간 8kg 가까이 체중이 줄었으니, 그 정도면 충분히 열정으로 살았음이 방증된 거라 생각된다. 가이드 시절에는 출근 전 늘 가벼운 향수를 뿌리곤 했는데, 요즘에는 몸에서 파스 냄새 만이 진동한다. 가끔은 향수를 뿌려보지만 이내 땀냄새에 묻혀버릴 공허한 흩어짐이 될 것이 분명하다. 건설현장은 땀냄새와 파스 냄새가 더 잘 어울린다. 그래도 이 어려운 시기를 묵묵히 버텨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행복하고 또 감사한 일이다.   


다만, 그간 글을 쓰거나 쓰던 글들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무엇보다 6개월 가까이 쓰고 또 다듬었던 첫 번째 브런치 북 '너의 별을 따라가라'를 재편집해 부크크 종이책으로 발간하고자 했던 계획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는 것은 마치 다하지 못한 숙제 같은 무거운 마음마저 들게 했다. 사실 지난 '브런치 북 프로젝트' 응모에 맞춰 급하게 마무리 짓다 보니 무려 리딩 타임 '336분'에 달하는 분량을 부크크 스타일로 재편집하는 일은 시간을 또 한 번 쏟아부어야 할 고된 노동이다. 그래서 거기에 멈춰 버렸다. 아직 종이에 담기기엔 고독한 인고의 과정이 남아있다.   


그래도 글은 꾸준히 읽고 있다. 쏟아낸 땀의 분량을 채울만한 다른 것들이 현재의 내겐 없다. 오로지 잠깐의 휴식시간 아무 데나 기대어 급히 브런치를 열고 빠르게 읽어 내려가는 글들이 꿀 같은 휴식과 위로다. 종이책을 들고 다닌다는 건 정말 꿈같은 일이다. 


브런치에서 구독하는 다른 작가분들의 글들이 매일 알림으로 도착할 때마다, 또 그 글들을 탐닉(?)할 때마다 부럽기도 하고 참 대단한 열정이라 감탄을 쏟아 내기도 했다. 그분들도 아마 치열한 삶 가운데서 '추출'하고 '녹이고' '블랜딩'한 이야기들을 써가고 있을 것이다.      

  



오늘 마지막 글을 쓴 이후로 마무리 짓지 못한 글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쌓여 있는 '작가의 서랍'을 열었다. 

무심히 바라보다 '언젠가는 마무리 짓겠지?' 하며 다시 페이지를 닫았다. 그러다 그래도 아직 글쟁이로서의 욕심(?)이 살아있던 탓일까? 영혼 없이 눌러본 '통계'의 숫자. 놀랍게도 2천여 독자들이 이 어설픈 글쟁이의 글들을 읽어 주었고, 또 읽고 있는 중이다. 


'지난 3개월을 멈추어 있었는데...'


그 멈춤의 시간에도 구독자는 조금 늘었다. 나의 기록이 누군가에게 읽히고 또 회자된다는 것은 참 감사하고도 부담스러운 일이다. 다만 나의 소소한 기록이 누군가에게 미칠 희망의 실오라기가 되길 한결같이 기도한다. 그래서 또 이렇게 뒤꿈치를 치켜들고 손에 닿을 듯 닿을 듯 아슬한 벽을 넘어 글을 써본다. 


희망을 노래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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